예술가 '조선호텔', 스타들은 '워커힐'… 각국 정상들은?

프레지덴셜 스위트 /사진제공=그랜드 하얏트 서울

# 지휘자 장한나는 어린시절부터 서울웨스틴조선호텔의 단골이다. 장한나가 오는 날이면 호텔 전체가 외국에 나갔다온 막내딸을 맞이하듯 반가움으로 술렁인다. 그녀의 끊임없이 도전과 성장 과정을 조선호텔 직원들이 함께 지켜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호텔은 그녀가 오면 늘 그렇듯 장한나의 이니셜이 새겨진 개인 슬리퍼와 머그컵, 타월, 목욕가운, 베개커버, 침대시트 등을 준비한다.

세계 각국 대통령과 예술가, 영화배우, 스포츠스타 등은 호텔을 선택하는데도 특별한 공식이 있다. 같은 서울 시내 5성급 특급호텔이라도 자주 찾는 VVIP 고객층이 다른 이유다.


호텔들은 유명인, 단골고객 등 VVIP 고객들이 객실 문을 여는 순간 '집에 왔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특정 객실 배정은 물론 개개인 취향대로 베게와 이불을 세팅한다. 단골고객이 솜 이불을 좋아하다면 기본세팅 매뉴얼인 거위털 이불을 옷장에 넣어두고 대신 솜 이불을 깔아 놓는 식이다.

◇ 예술가는 '서울웨스틴조선' vs 스타들은 '쉐라톤워커힐'과 '콘래드서울'

/사진제공=서울웨스틴조선

장한나 등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가 또는 작가들이 몰리는 호텔은 서울웨스틴조선호텔이다. 조선호텔은 100년 동안 음악과 함께 하면서 음악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호텔이 됐다. 1920년대 자크티보, 미샤엘만으로 시작된 세계적인 음악가들과의 인연은 장한나, 조수미, 리처드 용재 오닐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폴 포츠, 디토 멤버, 제시노만, 길버트 카플란, 톨가 카시프, 루돌프 부흐빈더 등도 한국에 오면 조선호텔에 짐을 풀어놓는다. '개미'의 저자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등 저서로 유명한 알랭 드 보통도 조선호텔을 찾는 고객이다.

조선호텔은 객실에 고객의 이름을 새긴 목욕 가운 등 비품을, 레스토랑에 고객 전용 와인잔과 냅킨, 젓가락을 준비한다. 단골 고객들에게 호텔은 '서울에 있는 집'이므로 편안하게 묵을 수 있도록 개개인 취향에 맞춰 객실을 준비한다는 게 호텔측 설명이다. 조선호텔에는 1년간 25박 이상 묵는 고객이 50%에 달할 정도로 단골 고객이 많다. 이중 전용 비품을 제공하는 고객이 60명, 침대시트까지 전용비품이 제공되는 최상위 고객은 25명뿐이다.

펜트하우스/사진제공=콘래드 서울

스포츠·할리우드 스타들이 좋아하는 호텔은 '쉐라톤워커힐'과 '콘래드서울'이다. 쉐라톤워커힐호텔은 스포츠 스타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류현진 선수가 워커힐호텔 명예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을 정도다. 추사랑 아빠로 더 유명한 추성훈 선수의 가족도 워커힐호텔을 주로 찾는 단골이다. 이들은 '호텔 속 호텔'로 불리는 클럽층의 스위트룸에서 지내는데, 클럽층은 체크인 서비스 공간이 따로 있어 프라이버시가 확실하게 보장된다.

아놀드 슈왈츠 제네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톰 크루즈, 윌 스미스, 맷 데이먼, 틸다 스윈튼, 미란다 커, 패리스 힐튼 등 유명 헐리우드 스타들이 머무는 곳으로 유명한 호텔은 콘래드서울이다. 이들은 주로 지상 36층 288㎡ 규모 펜트하우스 스위트에서 투숙한다.

◇ 시진핑·오바마·푸틴 등 각국 정상이 투숙한 국빈호텔은…

신라호텔은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묵으면서 중국 정상들의 국빈호텔로 더 유명해졌다. 지난 2000년 주룽지 전 총리를 시작으로 리커창 총리와 후진타오 전 주석, 원자바오 전 총리 등이 신라호텔에 투숙했다. 외국 정상들이 신라호텔을 선호하는 것은 과거 국빈 숙소였던 영빈관이 신라호텔 내에 있다는 상징성 때문이다. 지금은 영빈관을 회의장으로 사용하고 있어 국빈들이 실제 묵는 곳은 지상 22층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이다.

그랜드하얏트호텔은 미국, 영국 등 서양 국가 정상들의 국빈호텔로 유명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조시 워커 부시·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2세와 에딘버러공, 찰스 황태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비 등 거물급 정상과 귀빈들이 이곳에 머물렀다. 이들이 묵은 프레지덴셜 스위트는 336.9㎡의 규모로 대통령의 집무실과 일반 대저택이 연상되는 구조로 설계됐다. 특히 하얏트호텔은 남산에 둘러싸여 있고, 인근에 높은 건물이 없어 경호하기 쉬운데다 미국 호텔 체인이어서 미국 정상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우 롯데호텔서울 로얄스위트에 투숙한다. 롯데호텔이 지난 2010년 6월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모스크바에 마련하면서 러시아와 특별한 인연을 맺었기 때문이다.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