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벤처' 옐로모바일 상장가치 1조라는데...

'공룡 벤처'로 불리는 옐로모바일이 최근 상장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증권업계와 만났다. 다만 증권업계의 의견만 듣고 구체적인 실적은 공개하지 않아 상장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옐로모바일은 지난주 국내 주요 증권사들에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지난 22일에는 증권사를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도 진행해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 참석했다.

옐로모바일은 다음커뮤니케이션 로컬 비즈니스 본부장 출신인 이상혁 대표가 2012년에 설립한 아이마케팅코리아에서 출발했다. 사명은 2013년에 옐로모바일로 바뀌었다. 이 대표는 다양한 분야의 모바일 서비스 업체를 모아 시너지를 내는 사업방식을 구상해 옐로모바일을 이른바 '벤처기업의 지주회사'로 만들었다.

이에따라 옐로모바일 설립 후 모바일 소셜커머스 ‘쿠차’, 여행 서비스 ‘여행박사’, 모바일 광고회사 ‘카울리’ 등을 비롯해 펜션짱, 캐빈스토리, 우리펜션, 호펜모아, 쿠폰모아, 국민쿠폰, 쿠폰차트 등을 잇따라 사들였다. 현재 옐로모바일은 모바일 쇼핑 플랫폼과 광고, 여행, 모바일 콘텐츠, 로컬 비즈니스, 커머스인프라 등의 사업부문에서 70여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옐로모바일은 지칠 줄 모르는 '먹성'으로 업계에서 '벤처기업의 조력자' 또는 '적대적인 사냥꾼'이라는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옐로모바일이 RFP를 발송하며 IPO(기업공개)에 나설 채비를 하자 증권업계는 옐로모바일의 실체와 성장성을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옐로모바일이 지난해 연간 실적과 올해 예상 실적 등을 공개하지 않아 증권사들은 자의적으로 회사의 가치를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옐로모바일은 지난해 3분기까지 30억원의 순손실을 내 재무지표로만 보면 상장이 어려운 수준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옐로모바일의 상장가치를 1조원 안팎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옐로모바일이 최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받는 과정에서 회계법인에서 받은 기업가치도 1조원이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옐로모바일이 최근 회계법인에서 평가받은 기업가치 1조원이 기준점으로 제시됐기 때문에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여러 지표를 활용해 1조원의 시장가치를 사실상 '끼워맞춰야' 했다"고 말했다.

옐로모바일은 2013년 3분기까지 68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지만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은 532억원으로 8배 가까이 늘었다. 다만 인수한 기업들의 실적 변동성으로 커 2013년 3분기까지 11억원이었던 순이익이 지난해 3분기까지는 적자로 돌아섰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옐로모바일에 대해 지난해엔 적자를 내고 올해는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 옐로모바일과 비교할만한 기업이 없다는 점도 가치평가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굳이 꼽자면 다음카카오와 네이버와 비교할 수 있지만 사업모델의 유사성은 떨어진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미국의 IAC(인터액티브코프)가 유사한 기업으로 꼽힌다. IAC는 검색, 온라인 상거래, 온라인 데이팅 등 50개 이상의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데 시가총액이 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력이 20년이 넘은 IAC를 설립된지 3년차에 접어든 옐로모바일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프리젠테이션에 참여해보니 주관사를 선정해 빠르게 IPO를 진행한다는 분위기가 아니라 증권업계가 어떻게 평가하는지 듣는 정도였다"며 "아직 실적이 불투명하고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 가능성도 회사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어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태"라고 전했다.

자료=금융감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