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구 삼호산업 회장, 이엠텍 투자 5년만에 100억 수익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박연구 삼호산업 회장이 마이크로 스피커 제조업체 이엠텍 (32,200원 ▼450 -1.38%)에 투자, 5년 6개월만에 약 100억원의 투자수익을 올렸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이엠텍 주식 51만8395주를 장내 매도했다. 총 61억원 어치다.

박 회장의 보유지분도 4.9%(68만주)로 줄어 지분보고 의무도 없어졌다. 남은 주식을 현 주가에서 매도하면 77억을 회수할 수 있어 투자금액을 제외한 박 회장의 총 투자차익은 100억원이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박 회장의 이엠텍 투자는 2009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회장은 장내매수로 주식 38만6377주(9.13%)를 보유 중이라고 보고했다. 이후 12월 30일까지 42만3500주(11.3%)까지 주식을 추가 매수했다.

박 회장의 평균 취득단가가 확인되지 않지만 당시 이엠텍의 주가 추이를 분석할 때 약 8000~8200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박 회장의 총 투자금액은 약 33~35억원 수준인 셈이다. 보유 주식은 2010년 주식배당과 2012년 무상증자를 거쳐 총 119만8395주로 늘어났다.

박 회장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형으로 알려져 있다. 박 회장은 아들인 박성찬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삼호산업의 회장이다. 삼호산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356억원, 영업이익 94억원을 기록했다.

이엠텍의 실적은 2011년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에 스피커 부품을 공급하면서 본격적으로 개선됐다. 2011년 매출액 1365억원, 영업이익 42억원에서 2013년 매출액 2675억원, 영업이익 242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주가도 2013년 2만 3100원까지 오르면서, 박 회장의 보유주식 가치도 277억원으로 급증했다.

박 회장의 이번 차익실현은 실적 부진으로 급락했던 주가가 일부 회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엠텍의 실적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1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9.0% 줄었다. 주가도 지난해 11월 7270원까지 하락하면서, 박 회장의 주식가치는 87억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최근 이엠텍이 기관들에게 주목을 받으면서 주가가 다시 회복되기 시작했다. 4분기 실적 개선과 신규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최근 3달간 기관 매수세가 이어졌다. 주가도 1만3600원 수준까지 회복했다.

박 회장의 주식매도 소식이 알려지자 23일 이엠텍의 주가는 전일대비 7.0% 오른 1만2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오버행(대규모 물량출회) 이슈가 해소된 것으로 해석된 덕분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