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조직개편 3대 키워드는 전문성·국정·잡음차단(종합)

(서울=뉴스1) 윤태형 기자 =

청와대 전경. © News1 2015.01.23/뉴스1 © News1

박근혜 대통령이 23일 단행한 청와대 개편의 방향은 대통령특별보좌단(특보단)은 전문성 강화, 비서진은 국정과제 기능·역할 강화로 분석된다.

또한 총무비서관 기능 축소와 제2부속실 폐지를 통해 소위 '문고리 3인'으로 인한 잡음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보인다.


이날 발표된 민정·안보·홍보·사회문화 특보들의 경우 해당 분야에서 오랜 기간 전문성을 쌓아온 인사들로 자리가 채워졌다.

민정특보로는 '특수통(通)' 검사출신으로 김대중 정부 시절 검찰총장을 지낸 이명재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안보특보로는 국내 사이버 보안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이 임명됐다.

민정특보에 임명된 이 전 검찰총장의 경우, 검사로 재직하면서 이철희·장영자 부부 어음 사기사건, 영동개발비리사건, 5공 비리, 환란·세풍 사건,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 홍업씨 비리의혹 사건 등 권력형 비리사건을 직접 수사하거나 지휘한 인물로 검찰 조직 내에서 신망이 두텁다.


이에 청와대 안팎에서는 그동안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 문건'으로 어수선해진 공직기강을 바로잡는 적임자로 23일 내정된 우병우 민정수석과 기존 민정수석 업무를 분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 안보특보는 사이버 보안 전문가로 지난 연말 한국수력원자력 해킹사건으로 이슈가 된 사이버 안보를 책임지며,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보완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또한 홍보특보에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처음 세상에 알린 신성호 중앙일보 수석논설위원을, 사회문화특보에 김성우 SBS 기획본부장 출신을 임명했다.

이들 특보는 각각 신문과 방송기자 출신으로 박 대통령이 지난 12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강조한 '국민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청와대는 국회와의 소통업무를 담당할 정무특보 구성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특보단장 자리를 신설할지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또한 겸직논란이 제기된 이 민정특보 내정자와 김 사회문화특보 내정자는 현직에서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늘(23일) 발표된 청와대 민정특보직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법적으로 겸직에 문제가 없으나, 이 전 검찰총장은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법무법인 태평양의 고문직을 사퇴하겠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사회문화특보에 내정된 김 SBS 기획본부장도 이날 오후 SBS에 사표를 제출하고 특보 업무에 전념키로 했다.

◇靑 비서진 개편, 정책 기능 강화와 잡음 차단에 초점

청와대 비서진의 경우, 박 대통령이 그동안 강조해온 경제혁신 3개년 계획, 4대 구조개혁, 규제개혁 등 국정과제를 전담할 정책조정수석실을 신설하고, 인적쇄신의 최대 쟁점이었던 '측근 3인' 역할을 축소했다.

청와대는 우선 기존 박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전담해온 국정기획수석실을 확대 개편해 정책조정수석실을 신설했다. 당초 국정기획수석실을 존치하고 정책실을 만들어 비서실, 국가안보실, 경호실 등의 4실 체제를 고려했으나 청와대 조직 비대화를 우려해 직급을 수석실로 낮췄다.

이에 따라 정책조정수석은 국정기획수석실 산하 기획비서관, 국정과제비서관, 재난안전비서관과 신설되는 정책조정비서관 등 4명의 비서관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정과제를 담당하는 총리실, 경제부총리, 사회부총리, 안보를 전담하는 국가안보실과 청와대 비서진과의 업무 조정 역할도 담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정택 정책조정수석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출신의 '경제통(通)'으로 현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안전국가 개혁, 규제개혁 등을 담당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그동안 쇄신 대상으로 집중 제기돼온 이재만 총무·정호성 제1부속·안봉근 제2부속 비서관 등 소위 '문고리 3인'은 이번 청와대 개편에서 전원 잔류했다.

청와대는 우선 총무비서관의 인사위원회 배석을 차단하고, 제2부속비서관을 폐지하는 등 '문고리 비서관' 3인 가운데 2명의 역할을 축소 또는 변경했다. 이에 따라 이 비서관의 역할은 청와대 비서실 살림살이 정도로 축소됐고, 안 비서관은 홍보수석실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이동했다.

청와대는 이번 '작은 부속실' 개편을 통해 인사·국정 개입 등의 잡음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3명 모두 청와대에 잔류하게 되면서 청와대 인적쇄신의 의미가 퇴색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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