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재허가·재승인 심사기준 '고시'로 만든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재허가·재승인 때마다 만들었던 방송사의 재허가·재승인 심사기준을 고시로 만든다. 심사의 예측가능성을 높여 사업자의 부담을 더는 동시에 재허가·재승인 심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방통위는 27일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2015년 업무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방송사의 재허가·재승인은 심사할 때마다 별도의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예컨대 지난해 지상파 방송사의 재허가와 종편PP(종합편성방송채널사용사업자)·보도PP 재승인은 각각 별도의 기본계획을 만들어 심사했다.

하지만 매번 재허가·재승인 기본계획을 만드는데 드는 사회적 비용이 만만찮았다. 또 다매체·다채널 환경 변화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고 심사결과가 저조한 방송사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미비했다는 것이 방통위의 판단이다.

방송사 입장에서도 매번 심사기준을 마련함으로 일관성 및 예측 가능성이 떨어졌다.


이에 방통위는 매체별 채널별 특성에 따른 구체적 심사항목, 배점기준을 포함한 재허가·재승인 고시를 제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상파와 종편PP, 보도PP별로 재허가·재승인 심사항목과 배점기준이 명확히 규정될 전망이다.

방통위는 이를 통해 방송사들이 사전에 심사기준을 인지해 안정적으로 이행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방통위는 예측 가능성이 높이고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재허가·재승인 고시를 연초에 제정·개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재허가·재승인 거부 등에 대비해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임시 허가·승인제, 방송시설 양도 등 시청자 권익 보호 장치도 검토한다.

임시 허가·승인제도는 재허가·재승인 기준에 미달한 사업자에게 미흡한 심사항목 전반에 대한 이행을 조건으로 임시 허가·승인한 후 해당 조건의 이행 여부를 평가해 허가·승인하는 제도다.

지금까지는 재허가·재승인 기준인 650점 미만 사업자에 보통 '조건부 재허가·재승인'을 해줬으나 650점 이상 사업자에 붙여지는 '재허가·재승인 조건'과 큰 차이 없이 운영됐다.

이에 재허가·재승인 심사를 맡았던 심사위원이나 학계에서는 650점 미만 사업자를 대상으로 보다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사업자 역시 조건부 재허가·재승인과 재허가·재승인 조건은 다르게 운영해야 한다는데 큰 이견이 없었다.

방통위는 임시 허가·승인제도를 재허가·재승인 기준에 미달한 방송사를 '퇴출'시키기 위해서라기보다 미흡한 조건에 대한 이행에 대한 강제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임시 허가·승인제도는 방송법, 전파법 등 관련 법의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도입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임시 허가·승인제도는 충분한 의견수렴 등을 거쳐 도입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