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 부실 다 털고 비상..IR 직접 챙기겠다"

"2년간 마음 고생이 심했습니다. 이제야 대규모 투자에 대한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경기도 화성 아이엠 (8,870원 ▼140 -1.55%) 본사에서 만난 손을재 대표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2년간 진행한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이 완료됐기 때문. 대규모 투자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이제 돈을 버는 일만 남았다는 설명이다. 2013년 중순 이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언론 인터뷰에 흔쾌히 나선 까닭이다.

손 대표는 "지난 2년간 정말 힘들었다"며 "이제 마이너스 요인을 모두 털어냈고 신규 제품 양산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회사가 안정화되는 기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지만 올해는 1분기부터 바로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06년에 삼성전기에서 분사한 아이엠은 DVD플레이어 핵심부품인 광픽업으로 세계시장 1위에 오르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DVD플레이어와 블루레이플레이어 시장은 퇴보했고 아이엠은 캐시카우(수익창출원)를 잃었다. 2012년에는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냈다.

아이엠은 광픽업을 대체할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했다. 2012년부터 적극적으로 신규사업 투자에 나섰다. 카메라모듈 부품, 렌즈, 터치스크린패널(TSP), 피코프로젝터, LED(발광다이오드), 헬스케어 등 여러 분야에 걸쳐 개발에 뛰어들었다. 생산설비를 포함한 유형자산 취득에만 2012년 227억원, 2013년 207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에도 3분기기까지 120억원을 투자했다.

뿐만 아니라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중국 공장을 필리핀으로 이전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퇴직금 등 적지않은 기타비용이 발생했다. 2013년 4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당기순이익은 68억원 손실을 기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손 대표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거의 600억원 정도를 투자했다"며 "투자는 많이 했는데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부품 외에는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제 당당하게 투자자들에 회사의 비전을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로 회사가 정상화 궤도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이달부터 TSP 생산을 시작하며 이르면 2월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다. 연성회로기판(FPCB) 소재 등으로 쓰이는 FCCL(연성동박적층판), 아파트와 차량 등에 붙일 수 있는 발열유리용 투명면상발열필름도 올해 상반기 안으로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지 않던 자회사 유니드, 아이엠헬스케어는 과감히 정리, 추가 손실 가능성을 없앴다. 레이저 피코프로젝터 사업도 정리했다. 헬스케어의 경우 자회사가 아니라 본사 차원에서 별도의 조직을 갖추고 사업을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손 대표는 "그동안 성과가 나지 않아 손실의 주범이 됐던 투자사업을 정리하면서 마이너스 요인을 제거했다"며 "올해부터는 카메라모듈 부품, TSP, FCCL, 렌즈 등 수익이 나는 사업에만 전념하며 이익을 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그동안 될 것 같다가도 잘 진행되지 않은 사업이 있어 본의 아니게 시장에 확실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한 데 대한 아쉬움도 크다"며 "올해는 무조건 수익을 내는데만 집중해 지난 2년간 못했던 배당을 다시 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동안 부실사업을 정리하고 인력 및 조직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비용을 지난해 전부 손실처리하면서 지난해 연간 실적은 적자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손실 일부를 나눠 올해 떠안는 방안도 고민했지만 그냥 지난해 전부 회계처리하기로 결정했다"며 "그만큼 올해는 깨끗한 상태에서 재도약에 나서는 해로 만들겠다는 결심이 강하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특히 나 스스로 이제 회사의 비전과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만큼 직접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IR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그동안 비싼 수업료를 지불했다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