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회장 장남, 다보스서 "유가하락 태양광 직결 안돼"

김동관 한화솔라원 실장이 지난 23일 미국 경제전문 케이블 채널 FOX TV와 인터뷰에서 저유가 상황과 태양광 시장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FOX TV 화면 캡쳐, 한화 제공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CCO·상무)이 "유가하락과 태양광을 직접 연결하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한화그룹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45차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김 실장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 케이블채널 FOX TV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25일 밝혔다.


김 실장은 "전력 생산에 사용하는 원유량은 산유국을 제외하고 극히 제한 적"이라며 "전력생산의 주원료인 천연가스를 살펴볼 때 미국의 경우 수년간 매우 낮은 수준에도 태양광 수요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연가스 약세에도 미국에서 태양광 수요가 늘어난 것처럼 유가약세로 인해 태양광 시장이 위축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의견이다.

그는 또 "2010년 이후 모듈가격이 거의 3배 하락했다"면서도 "시스템 가격하락으로 정부의 보조금 없이도 태양광 시스템이 경쟁력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이번 인터뷰에 앞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도 "고유가 상황으로 인해 태양광 설비에 공급과잉이 발생했다"며 "최근 유가약세는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태양광 설비 증설을 불러온 고유가 시대에서 유가 약세 국면으로 돌아서며 업계의 구조조정을 불러올 것이란 시각이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 외에도 김 실장은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태양광 사업 강화를 위한 다양한 행보를 보였다.

지난 21일 크레스타 선 호텔에서 열린 'Repowering the Economy' 세션에 패널리스트로 참석, 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새 에너지 사업모델을 모색했다. 김 실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 자본 비용 감소, 규제 완화, 스마트 그리드와 같은 사회적 인프라 투자의 관점에서 태양광 에너지를 인식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범 한화케미칼 김창범 대표이사(왼쪽 2번째)와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세번째)는 지난 21일 오후 다보스현지에서 이라클리 가리바시빌리 그루지아공화국 총리(오른쪽 가운데)를 만났다. /사진제공=한화

김 실장과 함께 다보스를 찾은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와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 남성우 한화솔라원 대표 역시 분주하게 움직였다.

우선 남 대표는 세계2위 태양광 회사 트리나솔라 창업자인 까오 지판 대표이사와 면담을 갖고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키로 했다.

위시누 와르트하나 인도네시아 인디카 에너지CEO(최고경영자)와는 한화의 태양광에너지 생산기반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전력난 해소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 향후 아시아 시장의 태양광에너지 개발을 위한 협력방안을 공유했다. 일본 LIXIL과의 면담에선 LIXIL의 건축자재 사업과 연계한 사업모델 개발검토 등 협력방안이 오갔다.

김창범 대표 세계적 화학기업 솔베이 CEO 장 피에르 클라마듀를 만나 글로벌 기업의 성장요인을 배웠다. 요시미츠 코바야시 일본 미쓰비시 사장과는 유가 전망과 함께 플라스틱 등 특화사업에 관한 협력을 추진했다. 전 세계 화학사 26곳의 관련자가 참석한 세션도 자리해 고객과 시장의 요구를 충족하는 맞춤형 소재 개발에 대해 논의했다.

차남규 대표는 폴 만두카 영국 푸르덴셜 보험 회장을 만나 동남아시아의 성공과 온라인 상품 판매 등 글로벌 금융사업에서의 전략을 공유했다. 블랙스톤 그룹과 칼라일 그룹 CEO와의 면담도 성사됐다.

김 대표와 차 대표는 지난 21일 오후 이라클리 가리바시빌리 그루지아공화국 총리를 만났다. 면담에서 그루지아 총리는 그루지아에 대한 적극적인 한화그룹의 투자를 요청했고 저가 인프라를 통한 경쟁력 확보 등 논의를 주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