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그리스 총선, 예고된 악재

그리스 총선에서 급진좌파연합인 시리자 집권이 확실시되면서 '예고된 악재'가 반등하고 있는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시리자가 그렉시트(그리스 유로존 탈퇴)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시리자 당선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선반영 되면서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부채탕감 등 채무 재협상을 시도하면서 꾸준히 유로존 내에서 잡음을 일으킬 가능성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아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총선 이후 그렉시트(Grexit)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판단된다"며 "연정 구성 과정에서 급진적 정책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 그리스 관련 리스크는 장기화되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25일(현지시간) 총선 투표가 끝나고 발표된 출구조사에서 시리자가 35.5-39.5% 득표가 예상됐다. 개표가 70%가량 진행된 현재 시리자는 36%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이 그리스 악재를 견뎌낸다면 반등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그리스 국채금리 10년물은 8.4%를 기록하고 있고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과거 그리스문제가 최고조를 기록했던 당시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어서 위험전이 우려는 크지 않다"며 "그리스 총선 이벤트는 오히려 불확실성 진정요인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동성 확대 구간에 재진입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ECB(유럽중앙은행)의 대규모 양적완화가 글로벌 투자 심리 개선의 트리거 역할을 하고 있고 중국도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최근 춘절 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중기 유동성지원창구(MLF)의 만기 재연장을 결정한 데 이어 신규로 500억 위안 규모의 역 RP 자금을 지원했다.

다만 연말 이후 글로벌 증시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해 온 유가 하락세가 어떤 흐름을 보이느냐와 4분기 실적 발표는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ECB 대규모 양적완화에도 코스피지수의 경우 예상만큼 반등 폭이 크진 않았다"며 "유가 변수가 불안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또 4분기 실적 역시 통상적으로 예상치못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신뢰성이 낮은데다 현대차, 기아차, 대림산업 등 앞서 실적을 발표한 일부 대형주들의 '어닝쇼크'가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1월 효과에 힘입어 전고점을 돌파한 코스닥의 강세가 이어질지도 관심대상이다. 1월 말까지 이어지는 대형주 실적 발표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경우 중소형주에 대한 매기 집중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앞선 주말 미국 뉴욕증시는 엇갈린 경제지표와 일부 기업들의 실적 부진 등으로 인해 혼조세를 보였다.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닷새 만에 하락한 반면 나스닥지수는 닷새째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다우지수는 이날 전날보다 141.38포인트, 0.79%내린 1만7672.60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도 전날대비 11.33포인트, 0.55% 하락한 2051.82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7.48포인트, 0.16% 오른 4757.88로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