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인기 속 식약처 관리 더 강화된다

서울 시내의 한 전자담배 전문점에서 직원이 제품 사용법을 시연하고 있다./사진=뉴스1

내년부터 전자담배 등에 사용하는 액상향료가 공산품이 아닌 의약외품으로 관리돼, 일정 기준을 넘는 유해물질이 나오면 판매가 금지된다. 액상향료를 제조·수입하는 업자들의 경우 의약외품 제조·수입업 허가를 새롭게 받아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6일 전자담배 등에 사용되는 액상향료를 의약외품으로 분류해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의약외품 범위 지정 일부 개정안'을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니코틴 없는 액상향료, 공산품서 의약외품으로 관리 강화=전자담배는 니코틴이 포함된 용액을 흡입하는 담배다. 담배사업법에 따라 일반 담배와 같이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니코틴이 없는 액상향료의 경우 공산품으로 관리하고 있다.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공산품으로 분류돼 성분 검증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전자담배 등에 사용하는 액상향료를 내년 1월부터 의약외품으로 관리하고 성분 분석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액상향료의 경우 다양한 향의 제품이 출시돼 있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의약외품으로 바뀌면 이를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해 검증된 제품만 공급하게 된다"고 했다.

액상향료의 의약외품 분류와 함께 식약처는 이들을 피울 때 발생하는 기체상 유해물질 분석 역시 진행한다. 현재는 이들을 담배처럼 흡입할 때 어떤 독성이 나오는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의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액상은 물론 연기로 일정기간 흡입했을 때 안전한지, 안전하지 않은지에 대한 검증 역시 이뤄질 것"이라며 "연기 중 유해물질의 양을 분석한 후 기준을 정해 일정 농도 이하로 관리할 것"이라고 했다.

제품 출시 전 허가 단계에서 유해성분이 기준치를 넘을 경우 해당 제품은 시장에 출시할 수 없게 된다. 소비자들이 안전성 검증을 받은 제품만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제조·수입 허가 역시 강화된다. 공산품은 별도의 허가 없이 수입 판매할 수 있지만 의약외품은 제조·수입업자가 허가를 별도로 받아야 한다. 국내에 액상향료를 제조·수입하는 업체는 총 18곳으로, 이들은 모두 허가·심사 대상이 된다.

◇니코틴 없는 전자식 흡연욕구저하제, 구강염증 있으면 사용하지 말아야=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흡연욕구저하 효능·효과를 인정받은 의약외품 20품목이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 '전자식'은 13품목, '궐련형'은 5품목, '치약형'은 2개 품목이다.

전자식 제품은 전자담배와 유사하게 카트리지, 무화기, 배터리 등으로 구성된다. 1회용 카트리지에는 니코틴이 없는 연초유, 프로필렌글리콜, 글리세린 등으로 구성된 액상이 충전돼 있다.

카트리지 전용 전자장치에 장착해 불을 붙이지 않고 담배를 피우듯이 2~3번 흡입한 후 천천히 내뿜는 방식이다. 장기간 사용해서는 안되고 비흡연자와 임신부, 수유부, 18세 미만 미성년자, 구강이나 후두부에 염증이 있는 사람은 사용이 금지된다.

궐련형은 불을 사용하는 제품과 불 없이 사용하는 제품이 있다. 불을 사용하는 제품은 하루에 10개비 내외를 담배처럼 피우면 되고 불 없이 사용하는 제품은 불을 붙이지 않고 하루 4~5개 정도를 흡입한 후 천천히 내뿜으면 된다.

치약형 제품은 적당량을 칫솔에 묻혀 2분 이상 치아를 칫솔질하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1일 3회 이상 식후에 사용하면 된다.

의약외품이 아닌 의약품의 경우 주성분이 니코틴으로, 담배를 대신해 니코틴을 공급해 흡연량을 줄이고 금단증상을 완화시키는 제품이다. 껌 9품목, 트로키제 6품목, 패치제 19품목이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

제품사용 중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 혈중 농도가 증가해 심혈관 질환 등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하며 다른 니코틴 함유 의약품과 함께 사용해선 안 된다.

특히 흡연 중인 임신부나 수유부는 금연을 결심했더라도 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니코틴이 태반을 통과하거나 모유로 분비돼 아기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금연은 흡연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꼭 필요한 경우 자신에게 맞는 의약외품과 의약품을 선택해 사용하고 체계적인 금연 상담프로그램을 활용하거나 가족·친구 등의 적절한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