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회장 "이번엔 실적이다 '미래사업+해외' 2조 번다"

황창규 KT회장이 26일 광화문 KT 신사옥에서 "통신 130년의 역사를 이어받은 KT가 올해부터는 국가경제와 국민 이익에 기여하는 혁신적 국민기업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사진제공=KT

1년간 조직 혁신에 몰두해온 황창규 KT (34,650원 ▲100 +0.29%) 회장이 실적 챙기기에 본격 나선다. 미래 융합 사업과 해외 시장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다. 그룹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비전도 제시했다.

◇‘미래+해외’ 사업 “黃의 마법 통할까”


황 회장이 올해 의욕을 보이는 사업 분야는 통신 융합 서비스와 해외 시장이다. 황 회장은 26일 “기가 인터넷 플랫폼을 기반으로 많은 산업을 융합해 중소 ‘히든 챔피언들’과 함께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대한민국 성공 스토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 분야에서 상당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며 “우선 해외 ‘스마트 에너지’ 부문에서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해외 기업들과의 손잡고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왔다. 특히 클라우드·네트워크 솔루션·융합사업 등 분야에서 올해 내내 그 성과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언이다.

그의 남은 임기는 2년. 제대로 된 성과를 도출하기에는 짧은 시간이 될 수 있다. 당장은 실적을 회복해야 한다. 특히 유선 부문의 경우 지난해 과감한 조직 슬림화를 단행했지만 매년 이어져 왔던 실적 급락을 반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유료방송 ‘합산 규제’ 제도 개선 추진도 KT의 또 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 올해를 목표로 진행 중인 KT렌탈과 KT캐피탈 등 매각작업의 성공적인 마무리 역시 과제로 남아있다.

디자이너=김지영

◇ ‘조직슬림화’ ‘현장 재건’ 속도전의 1년 개혁

황 회장은 27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실적 악화에 개인정보 유출, 계열사 대출 사기 연루, 위성 불법 매각건 등으로 사상 최악의 위기상황에 처한 ‘KT호’를 되살릴 구원투수로 등극했다.

황 회장은 ‘글로벌 1등 KT’를 내걸고 과감한 조직 개혁을 단행해왔다. 8000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력구조조정과 KT렌탈, KT캐피탈 등 자회사들의 매각이 그 결과물이다. 또 KT 지원 조직의 임원 직책을 절반가량 줄이고 현장 중심형 사업체제로 전환했다.

‘글로벌 콘텐츠 유통 기업’ 도약을 목표로 추진돼오던 미디어 사업에도 메스를 가했다. 싸이더스FHN 등 비주력 계열사를 매각하고 유스트림코리아는 청산했다. KT미디어허브는 KT로 다시 흡수된다.

대신 황 회장은 ‘기가토피아’ 전략으로 요약되는 통신 본원적 경쟁력 회복과 △스마트 에너지와 △통합보안 △차세대 미디어 △헬스케어 △지능형 교통관제 서비스 등 5대 미래전략 사업을 새로운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작년 말 기준 KT의 무선 가입자 규모는 1732만여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만여 명 늘었다. 인터넷 분야도 8월부터 순증 1위를 탈환해 12월 812만여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현장 영업의 조직과 권한을 강화한 덕분이다.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상용화한 기가인터넷 가입자도 조만간 20만명을 달성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