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특수' 대전 상권 잡자"…유통업계 투자사업 박차

신세계그룹이 추진하는 대전 사이언스 콤플렉스 조감도와 위치도 /사진제공=신세계그룹

유통업체들이 대전 상권을 잡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정부 청사와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선 세종시 배후 상권으로 대전 상권이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수년간 제자리걸음을 하던 엑스포공원 개발 등 대전시의 대형 사업은 물론 프리미엄 아울렛과 복합쇼핑몰 건립 등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이날 대전시청에서 대전마케팅공사와 엑스포공원에 들어서는 '사이언스 콤플렉스' 사업에 대한 실시 협약을 맺었다. 이 사업은 지난해 11월 실시한 민간사업자 공모 입찰에서 경쟁사인 롯데를 따돌리고 따낸 것이다.


사이언스 콤플렉스는 5개 권역으로 이뤄진 대전 엑스포과학공원 재개발 사업의 일환이다. 신세계그룹은 올해부터 5000여억원을 투입해 부지면적 4만7500㎡(1만4300여평), 연면적 29만㎡(8만8000평) 규모의 복합몰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 복합몰에는 △과학도서관 △과거·미래체험관 △쇼핑시설 △호텔 △힐링센터 △복합상영관 △옥상테마공원 △키즈파크 △워터랜드 등이 들어선다. 개장 시점은 2018년말이다.

사이언스 콤플렉스가 들어서는 대전은 고속철도(KTX)와 고속도로 등을 통해 서울·부산·세종시 등 주요 도시와 접근성이 뛰어나다. 신세계는 사이언스 콤플렉스 주변 한밭수목원과 대전시립미술관 등을 연계해 다양한 관광·레저 프로그램을 개발할 방침이다. 특히 별도로 이 사업을 위한 법인을 설립할 정도로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비슷한 이유로 대전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연다. 지난해 대전 유성구 용산동 일대에 부지를 매입했고, 소상공인 상생방안과 교통영향평가 등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이랜드 리테일은 지난해 대전 중구에 복합쇼핑몰을 개장한데 이어 서구 둔산동에도 쇼핑센터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유통 대기업들이 대전 상권에 주목하는 것은 수도권에서 영호남 지역으로 통하는 교통요지인데다 중부권 유통거점으로 최적의 입지이기 때문이다. 세종시 효과로 대전 일대 유동 인구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도 한 몫했다. 실제 세종시로 유입되는 인구는 매년 20∼30% 늘어 올 연말에는 2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 개발이 완료되면 거주 인구만 5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세종시에는 아직까지 편의, 쇼핑, 레저시설 등이 크게 부족해 주말이면 대전 등 인근 도시로 이동하는 주민들이 대부분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전과 세종시는 간선버스로 연결되는 사실상 동일 생활권"이라며 "유통업체들이 대전 상권 장악에 공 들이는 것은 세종시 정부부처 공무원 등 소득이 높은 중산층 소비자를 제대로 잡기 위한 포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