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연구실 복귀 힘들어 '위장 이혼' 우스갯소리까지"

/사진제공=한국정보화진흥원

"아이를 낳고 다시 연구실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받아주는 곳이 없는 거예요. 여자도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하시던 친정아버지가 '위장 위혼이라도 해야겠다'고 말씀하실 정도였죠. 현실이었어요. (이소영 (사)IT여성기업인협회 수석부회장)"


27일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에서 열린 여성 IT인 토크쇼 'Women in SOS(Software Oriented Society)'에 대학생, 개발자, 교사, 경력단절여성 등 여성 IT인 100여명이 참석했다. 여성 IT인으로서 한 회사의 대표까지 역임하는 이소영 부회장의 경험담에 여학생들은 더욱 큰 관심을 보였다.

이 부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어려운 현실에도 여성 IT인들이 분명 필요하고,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여성만이 가진 강점으로 IT기술을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 다만 개인의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여러 번 언급했다.

그녀는 "사업가로서 보면 결혼을 하면 그만두는 여성들도 있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보호만 받으려는 사람들도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여성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 노력하더라도 여성 스스로가 그 틀을 깨고 나오지 않으면 (여성 IT인 부족)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또 21세기 취업은 누군가 일자리를 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IT를 기반으로 다양한 직업분야에서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행사에는 오혜연 KAIST 전산학과 교수도 '인공지능의 신기술을 통한 사람과 컴퓨터의 협력'에 대한 강연과 함께 여성IT인 선배로서의 경험담을 풀어놓았다. 오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은 사람을 닮은 컴퓨터가 되는 것으로 다양한 인재들이 IT 분야에 들어와야 하는 이유"라며 "관찰력과 공감능력이 뛰어나고 섬세한 직관과 감성을 지닌 여성들이 보다 많이 IT 분야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IT분야에 여성에 대한 편견이 실제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오 교수는 "남학생과 달리 여학생에게는 (IT 연구 성과와 관련)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경향은 분명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래서 이번행사처럼 멘토와 만나는 시간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채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개인적으로 소수자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기회들을 잘 잡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관련 전공 여학생 뿐만 아니라 교육계 종사하는 여성들도 참석했다. 정미정 경상북도교육연구원 교육연구사는 학생들 교육, 강의에 좋은 소재를 발견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 연구사는 "정보 교육을 해보면 실제 여학생들은 30명중 1~2명 꼴"이라며 "여학생들에게 자극이 될 수 있는 강연으로 오늘 강연자들을 섭외하고 싶어졌고, 어떤 교육, 연수를 제공하면 좋을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한국정보화진흥원, 구글코리아 등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여성 SW주간(1월 25일~29일)' 행사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스타트업을 대학 시절 꾸린 전해나 애드투페이퍼 대표도 참석해 창업 스토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