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 위험작업 원청 의무 대폭 강화…징역 등 벌칙 5배로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안경덕 고용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이 26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기자실에서 산업안전보건 혁신 종합계획 수립 브리핑을 하고 있다. © News1 장수영 기자

고용노동부가 조선·철강·화학 등 고위험 업종 하청업체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를 원청업체의 산재 발생 통계에 통합하기로 했다.

또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경우 현행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페널티를 5배로 강화한다.

고용노동부는 선진국에 비해 2~4배 가량 높은 사고사망률 수준을 낮추고 사업장 안전보건체제 및 안전의식 정착을 위해 이러한 내용이 담긴 '산업현장의 안전보건 혁신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했다고 27일 밝혔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원청의 산재 통계에 하청 재해까지 포함하는 업종은 건설업이 유일하다. 건설업 외에는 산재 통계가 원·하청 따로 집계돼 하청근로자가 사고를 당하더라도 원청에는 아무런 불이익이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 원·하청 산재 통계가 통합되면 하청이 잦은 대기업이나 고위험 업종의 산재 사고에 대해 원청의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된다. 우선 대상에는 기존 건설업을 비롯해 조선, 철강, 화학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하청에 대한 원청의 공동 안전보건 조치 의무도 강화된다. 현행법은 토사 및 인공구조물 붕괴나 밀폐공간에서 작업을 하는 사업장 등 20개 위험장소에 한해서만 원청의 안전보건조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외에는 안전보건조치를 하지 않아도 법적 제재를 할 수 없었으나 앞으로는 하청업체의 위험작업 장소를 '원청의 사업과 긴밀히 연계된 위험장소'로 확대해 원청의 공동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크게 강화하기로 했다.

만일 원청이 위험장소 뿐만 아니라 작업장 전반에 걸쳐 안전보건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현행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5배로 강화되는 것이다.

최관병 산재예방정책과 과장은 "하청업체에서 발생하는 산재를 예방하기 위해 앞으로 원청의 사업과 본질적으로 불가분의 관계인 모든 사내 하청업체 위험작업에 대한 의무규정을 강화했다"며 "원청 책임 강화를 통한 안전보건 질서 확립에 의의를 뒀다"고 밝혔다.

조선, 화학 등 300인 이상 고위험 업종의 안전·보건관리자는 정규직으로만 채용해야 하고 중규모(50~299인) 사업장에서 비정규직 안전·보건관리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월 최대 60만원 범위에서 1년간 지원금도 준다.

또 각 사업장의 안전보건 투자금액이나 산재예방 활동 내역, 안전장비 현황 등을 공개하는 '안전보건공시제'를 도입해 산업계의 산재예방 노력을 강화한다. 우선 300인 이상 사업장부터 도입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각 기관별로 분산돼 있는 안전보건 정보를 '산재예방 통합정보시스템'으로 통합하는 한편 사업장에서 벌어지는 작업의 유해·위험성을 인지했을 때 근로자 대표자가 위험성 평가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기권 노동부 장관은 "안전한 일터와 건강한 근로자, 행복한 대한민국이란 비전 아래 안전보건 정책 역량을 강화해 전략과제들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2019년에는 사고사망만인율(근로자 1만명당 사망자 수)을 선진국 수준인 0.3대에 도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도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지만 기업, 근로자, 재해예방기관 등 모든 안전보건 주체가 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재해예방활동을 펼치고 안전보건 책임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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