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자금 없는데"… 일자리 '빨간불' 정책은 '깜깜'

21일 임완섭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이 보건복지 이슈&포커스 최신호에 '최근 빈곤 및 불평등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13년 노인 빈곤율은 48.0%였다. /사진=뉴스1

서울시 거주 베이비부머·노인들의 가장 큰 고충은 '일자리' 부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숫자는 물론 취업교육과 정보, 자원봉사 기회마저 적다고 느끼고 있는 것. 정책홍보마저 부족해 대다수가 정부지원책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28일 서울시복지재단이 베이비부머·노인 2025명을 대상으로 한 '서울시 노인실태 및 욕구조사'에 따르면, 보건·교통·주택·일자리·교통·여가 등 8개 분야 중 일자리 체감도가 53.2로 가장 낮았다.

서울시복지재단이 지난 2012년 첫 실시한 이 조사는 서울시에 사는 노인들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2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이번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854명, 60세 이상 1171명을 대면 조사로 진행했다.

지난 2012년 첫 조사에서도 최저치를 기록했던 노인 일자리는 여전히 가장 낮았다. 특히 2년 전 평균 체감도인 53.6에서 53.5로 떨어져 문제가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는 2012년 조사에서 54.7을, 이번 조사에서는 53.9로 하락해 노인에 비해 일자리 문제를 더 심각하게 느끼고 있었다.

세부적으로는 일자리 기회 및 교육, 정보가 모두 취약했다. 일자리에 대한 5가지 문항(5점 만점) 중 취업교육 기회(2.5)와 퇴직전후 재취업 교육(2.5) 면에서 가장 만족도가 낮았다. 취업 및 창업정보(2.6)도 얻기 힘들다고 느끼고 있었다. 자원봉사 기회(2.8)와 일자리 기회(3.1) 체감도도 높지 않았다.

자치구 별로 체감도를 살펴보면 일자리 기회는 광진구·동대문구·성북구·도봉구(3.4), 자원봉사 기회는 강북구(2.3), 취업 및 창업정보 제공은 강북구(2.1), 취업교육 기회는 성북구(2.0)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하지만 노인·베이비부머들을 위한 정부의 일자리 사업은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가 모르고 있어 홍보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부지원 일자리 사업의 인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45.2%가 모른다고 답했다.

일자리 뿐 아니라 주택개조비용 지원정책(72%), 주택연금제도(59.6%), 대사증후군 관리사업(67.5%), 시민 건강 포인트(65.6%) 등 다른 정부 지원 정책도 인지도가 낮았다.

홍주희 서울시복지재단 연구위원은 "노인에게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노인층을 배려한 노동환경 및 연령차별 완화를 위한 법제 마련, 재취업을 위한 교육, 보수체계 마련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영태 서울시 어르신복지과장은 "어르신일자리 지속 확대 및 다양한 여가문화프로그램 제공 등을 통해 서울을 고령친화도시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