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위 사건 수임' 이명춘…12시간 검찰조사 후 귀가(종합2보)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성도현 기자,구교운 기자 =

과거사 사건 불법 수임 협의를 받고 있는 서울시교육청 감사관 내정자인 이명춘 변호사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소환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2015.01.2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들의 과거사 사건 불법 수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8일 이명춘 변호사(56·서울시교육청 감사관 내정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2시간에 걸친 조사를 벌였다. 이 변호사는 이날 밤 9시30분쯤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에게 "(검찰이) 물어보는대로 (내가) 할 이야기는 다 했다"고 짧게 답했다.

"수임금지 위반 사실을 알고 있지 않았나", "서울시교육청 감사관 내정은 어떻게 된 건가", "변호사법 위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등의 질문에는 "제가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을 아끼며 검찰청사를 빠져 나갔다. 검찰 조사를 받은 게 억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왜 없겠느냐"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검찰은 이날 이 변호사를 상대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활동 당시 사건 조사에 얼마나 관여했고 소송을 맡게 된 과정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변호사는 의뢰인들이 자신을 찾아와 가슴에 담아온 억울함을 호소해 어쩔 수 없이 일부를 수임했다는 취지로 답변하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변호사는 이날 오전 9시25분쯤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의뢰인들은) 억울함을 풀기 위해 수십억원씩 청구하기도 하며 법률대리인은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이번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과거사위 사건 수임으로 검찰조사 대상에 오른 7명 변호사 가운데 앞서 조사를 받은 박상훈 변호사(판사 출신)를 제외한 민변 출신 변호사가 출석하는 것은 검찰수사가 진행된 이후 처음이다.

이 변호사는 과거사위에서 조작으로 결론난 뒤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삼척 고정간첩단 사건' 피해자 유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소송가 72억4000만원)을 대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과거사위에서 별정직공무원(당시 조사국장) 신분이었지만 활동 종료 후 직접 사건을 수임한 것이 아니라 소개만 했다가 나중에 법인을 만들면서 수임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이 변호사는 유가족이 갈 데가 없고 다른 변호사들도 승산이 없어 수임을 거부하는 상태에서 자신이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거사위 관련 72억여원대의 국가상대 손배청구소송을 수임한 것으로 알려진 이 변호사는 논란이 되고 있는 억대 수임료 부분에 대해서는 강한 어조로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이 변호사는 이날 검찰 출석 전 뉴스1과의 통화에서 "소송가액은 피해자들의 울분이 쌓인 것"이라며 "감옥에서 간첩혐의로 억울하게 10~20년의 징역을 산 피해자의 유가족이 10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변호인으로 들어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소송가액은 나하고 상관없는 돈"이라며 "수임료는 승소 후 10~15%를 받게 되는데 공익기금으로 내고 법인과 나누면 돌아오는 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1건당 지급받은 수임료가 2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이 변호사는 과거사위 출신 조사관으로부터 사건을 수임한 것에 대해 자신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검찰은 이 변호사를 시작으로 과거사위 관련 사건을 수임한 다른 변호사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현재 검찰조사 대상에 오른 변호사는 이 변호사와 박 변호사, 의문사위 비상임위원을 지낸 전 민변 회장 백승헌(52) 변호사, 의문사위 상임위원 출신 김희수(60) 변호사, 1기 의문사위 상임위원을 지낸 김준곤 변호사, 의문사위 상임위원 출신 김형태 변호사, 과거사위 비상임위원 출신 이인람 변호사 등 7명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이 공무원, 조정위원 또는 중재인 등으로서 직무상 취급한 사건은 수임하지 못하도록 하는 변호사법상 수임제한 규정(변호사법 제31조)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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