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코스닥, 600 고지 넘으려면

코스닥지수가 이틀연속 590선을 상회하면서 600선을 돌파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가 상승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대형주 어닝시즌이 종료되는 2월 중순까지 코스닥이 강세를 띄며 600을 거뜬히 넘길 것이란 의견도 있지만 유로존 양적완화가 가시화하면서 코스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 코스닥이 약세로 전환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9일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1.27포인트(0.21%) 내린 593.12로 마감했다. 지난 26일 79개월만에 최초로 590고지에 오른 코스닥은 이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도 590선을 지켜내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코스닥 강세는 코스피 약세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코스피가 주춤하는 사이 코스닥이 대안으로 떠오르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코스피는 여러 대외발 변수에 노출돼있는 상태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주요 증시가 출렁였으며 유로존에서는 그리스의 좌파정권 집권으로 대외채무 재협상 요구 등 잡음이 나오고 있다.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낙관적인 경기전망을 발표하며 매파적 입장을 내놓았고 국제유가도 하락 추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며 수급상황이 침체됐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투자자들은 시장을 이끌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외국인이 들어오지 않으면 코스피는 계속 박스권에 머물 수밖에 없다"며 "기관과 개인투자자는 비교적 상승여력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는 코스닥에 눈을 돌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와 코스닥의 엇갈리는 흐름이 다음달까지 계속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상국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연구원은 "코스피 회복은 ECB(유럽중앙은행)의 양적완화 효과가 가시화하며 유럽계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될 3월경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닥은 국내 기준금리 인하 등 하락 요인이 나올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600선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 들어 급등했던 종목들의 향후 성장스토리가 견조하다는 점도 2월 코스닥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요인 중 하나다. 오태동 연구원은 "핀테크 사업의 경우 해외 성공 모델이 확고하고 최근 주가가 오른 바이오, 헬스케어주 역시 고령화 사회에서 각광 받을 분야"라며 "'근거있는 기대감'에 기인한 주가 상승이므로 향후에 오를 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코스피가 상승세를 회복할 경우 코스닥시장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한꺼번에 출회될 수 있다는 점은 위험요인이다.

변준호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 기관과 개인투자자 역시 코스닥에서 차익을 실현한 뒤 대형주로 갈아타려고 할 것"이라면서 "급락세가 가파를 것이므로 외국인의 매매동향을 주의 깊게 살펴 매도시기를 잘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 외국인이 매수로 전환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3월물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9거래일 연속으로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 종목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변준호 연구원은 "코스닥 역시 코스피처럼 실적 컨센서스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급등한 종목 중에는 실적이 담보되지 않은 채 기대감으로만 오른 종목도 있어 투자자는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