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 해체' 前 임원들 "추징금 부당" 재심 청구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2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열린 신장섭 교수와의 경제학 콘서트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과거 ㈜대우에서 대표이사 등으로 근무했던 임원 6명이 이른바 '대우그룹 해체사건'으로 수십조원대에 달하는 추징금 등을 선고받았던 판결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장병주 전 ㈜대우 사장 등 임원진 6명은 이날 대법원과 서울고법에 각각 재심을 청구했다.

장 전사장 등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공모해 국내 재산을 국외에 빼돌렸다는 등 혐의(재산국외도피, 외국환관리법 위반 등)로 기소돼 지난 2005년 징역형과 함께 많게는 23조여원이 이르는 추징금 판결을 확정받았다.

장 전사장 등은 이 중 추징금 선고 부분에 대해 "징벌적 추징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해당 판결이 확정된 항소심 법원과 상고심 법원에 각각 재심을 청구했다.

즉 "형벌의 일종으로서의 추징은 범죄행위로 인해 생겼거나 대가로 취득한 물건 등을 몰수하기 불가능할 때 범죄로 얻은 이익을 박탈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며 "명확한 법률 규정이 없는데도 징벌적 성격의 천문학적인 가액인 추징금으로 부과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또 "국외에 도피된 재산이라고 봤던 자금은 판결 후 ㈜대우나 계열사에 모두 회수됐다"며 "회사 재산을 개인적으로 축적하거나 빼돌린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할 뜻도 밝혔다.

장 전사장 등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중 재산국외도피 사범에 대해 추징을 명한 조항을 '징벌적 추징'으로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형벌개별화 등의 원칙에 반한다"며 "선고된 추징금은 위헌적 해석 하에 내려진 판결로서 재심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소송을 대리하게 된 법무법인 서울의 변호사들은 "당시 대우그룹 해체의 국민경제적 타당성 여부, 정책적 과오 여부 등에 대한 논의와는 별개로 사법처리 과정에서 검찰의 기소, 법원의 판단 등에 문제점이 무엇이었는지를 밝혀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사건을 수임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회장은 이번 재심 사건에 참여하지 않았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20부(수석부장판사 민중기)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불법재산을 취득했다가 검찰에 이를 압류당한 박모(52)씨가 낸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받아들여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제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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