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조업' 단속 저항 中선원 실형 확정…어선도 몰수

우리나라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불법조업 중 단속 경찰관을 흉기로 위협해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된 중국 선원들이 실형을 살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 선장과 선원 3명에게 각각 징역 2년~징역 3년6월, 벌금 100만∼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EEZ에서 허가 없이 조업하고 단속에 저항한 중국어선 2척도 몰수하게 했다.


국내에서 불법조업한 중국어선에 대해 하급심이 몰수 판결을 내린 사례는 있지만, 대법원이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몰수 근거는 '배타적 경제수역에서의 외국인어업 등에 대한 주권적 권리의 행사에 관한 법률(경제수역어업주권법) 21조'다.

재판부는 "경제수역어업주권법은 EEZ에서의 외국인 어업활동에 대해 선박마다 해양수산부장관의 허가가 필요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면 형사처벌과 동시에 어획물, 선박, 어업활동 등에 사용한 물건은 몰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률에 의해 해당 물건을 몰수할 것인지의 여부는 법원의 재량"이라며 "물건이 범죄 실행에 사용된 정도, 물건의 소유자가 범죄 실행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책임의 정도, 범죄 실행의 동기, 그 물건을 이용한 동종 범죄 가능성 등을 고려해 판단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원심이 해당 선박을 몰수한 조치는 정당하고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중국 어선들은 2013년 12월10일 오후 3시 30분쯤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 서쪽 90㎞ 해상에서 해경 경비함정의 검문에 불응하고 달아나다가 길이 25㎝의 흉기로 해양경찰관들을 위협, 경찰관 1명을 밀친 뒤 바다에 빠뜨려 엉덩이 뼈 3개를 부러뜨린 혐의 등을 받았다.

조사결과 선원들은 기상악화를 틈타 EEZ로 넘어와 어획물 1t을 불법포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심은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허가받지 않는 어업활동을 했고, 해경에 단속되자 도망가려고 공무집행을 방해한 점을 고려하면 엄히 처벌해야 한다"면서도, 선박을 몰수해 경제적 타격을 입었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사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