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위원장, '하사 아가씨' 속기록 삭제 요청 논란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오른쪽)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한민구 국방부장관에게 육군 여단장의 여군 부사관 성폭행 사건 등에 관한 질의 발언 중 '하사 아가씨'라는 표현에 대해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왼쪽)이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지적하자 답변을 하고 있다. 또한 송 의원은 성폭행 사건 관련 질의 중 "여단장이 외박을 나가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뉴스1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이 29일 여단장 부하여군 성폭행 사건의 피해 여군을 '하사 아가씨'라고 지칭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병국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장이 송의원의 해당 발언을 "속기록에서 삭제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법상 '속기록 삭제'는 허용되지 않는다.

송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피해 여군을 '하사 아가씨'라고 지칭한 뒤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으로부터 "그렇게 표현하면 안된다"는 항의를 받았다. 이후 송 의원은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없다"며 "그럼 하사관을 하사관으로 봐야지. 남자든 여자든 여군 1만명 시대에"라고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다.


이어 송 의원은 잠시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정 위원장에게 "정정하셔야 한다"고 속기록 정정을 요청했다. 정 의원은 "예. 송영근 위원님이 말씀해주신 그 부분은 삭제해 주시길 바랍니다"라고 속기록 삭제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 정 의원 보좌관은 "송 의원님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셨고 이후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위원장님께 정정을 요청하셨다"며 "이에 위원장님이 속기록 삭제를 요청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속기록이 아직 작성 중으로 실제 해당 발언이 삭제됐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법상 '속기록 삭제'는 허용되지 않는다. 국회법 제117조 제3항에 보면 '속기방법에 의하여 작성한 회의록의 내용은 삭제할 수 없으며 발언을 통하여 자구정정 또는 취소의 발언을 한 경우에는 그 발언을 회의록에 기재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국회법 제118조 제1항의 '불게재' 조항에 따라 한정적으로 속기록에서 삭제될 수 있다. 국회법 제118조 제1항은 '의장이 비밀을 요하거나 국가안전보장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한 부분에 관하여는 발언자 또는 그 소속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협의하여 이를 게재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명문화하고 있다.

'불게재'란 보존회의록을 제외한 임시회의록, 전자임시회의록, 배부회의록 및 전자회의록에는 게재하지 아니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이날 송 의원은 특위에서 여단장 부하여군 성폭행 사건과 관련 "여단장이 외박을 나가지 않아 성적인 문제가 발생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송 의원은 군 옴부즈맨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하사 아가씨'가 룸메이트한테는 얘기했다고 하는데, (이는) 제도적으로 (얘기)할 채널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피해 여군을 '하사 아가씨'라고 지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