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못 걷는 지자체, '지방교부세' 더 깎인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법질서 확립'을 강조한 국가혁신 분야 2015년 업무계획 보고를 앞두고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8개 부처 합동 사전브리핑을 갖고 있다./사진=뉴스1

정부가 만성적자에 시달렸던 지방재정에 대해 대대적인 수술에 나선다. 지방자치단체의 세금 징수 노력 여하에 따라 지방교부세를 더 주거나, 덜 주는 이른바 ‘인센티브’제를 강화한다.


지자체 재정상황은 통합 공개하고, 보조금 등은 더 까다롭게 집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지자체는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하는 한편 부실 지방공기업은 퇴출하는 제도를 마련키로 했다.

행정자치부는 29일 정부청사에서 기자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지방재정과 지방공기업 혁신안을 발표했다.

◇부족하면 메워주던 지방교부세 ‘매쓰’= 박근혜 대통령이 개혁대상으로 언급한 지방교부세 제도를 ‘부족하면 메워주던 식’에서 지자체가 노력하면 인센티브와 패널티를 주는 식으로 바꾼다. 종전에도 지자체 노력에 따라 지방교부세를 산정하는 기준이 있었지만 이를 더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1997년부터 지자체의 세출 절감과 세입 확충을 이끌기 위해 총 14종의 기준을 두고 노력 여부를 판단해 지방교부세를 지급해 왔다.

지자체 세 곳의 주민징수 정도에 따른 교부세액 비교. 주민세 기준세율 1만원보다 덜 걷을 수록 지자체가 받는 보통교부세가 깎인다.

세출 절감 항목은 인건비·지방의회경비·업무추진비 등이며, 세입 확충 항목은 지방세 체납액 축소, 탄력세율 적용, 새로운 세원 발굴, 지방세 감면액 축소 등이다.

예를 들어 주민세를 더 걷거나 체납액을 줄이고 세원을 발굴하는 등 부분을 지자체가 노력해서 세입 확충할 수 있는 부분으로 보고, 이를 잘 이행할 경우 행자부가 지자체에 지방교부세를 더 주는 방식이다.


실제 지난해 세출 절감을 가장 많이 한 지자체는 지방교부세 398억원을 더 지급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세출 절감을 가장 못한 지자체는 지방교부세 340억원이 깎였다. 세입 확충에서도 가장 잘한 지자체는 지방교부세 483억원을 더 받고, 가장 못한 지자체는 5900억원이 깎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세원은 발굴= 새로운 세원은 더 발굴해 지방재정을 확충키로 했다. 환경에 피해를 줄 수 있거나 재해 가능성이 있는 경우가 해당된다. 또 현행 과세 대상과 비슷하지만 과세되지 않고 있는 시설 등을 파악해 세금을 부과키로 했다. 예컨대,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소에 지역자원시설세를 부과하거나 카지노·스포츠토토에 레저세를 부과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 지자체 재정상황 통합공개= 지방재정현황과 세금징수는 더 투명하게 관리된다. 전국 지자체 공공시설의 운영상황을 전면 공개하고 지방재정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통합시스템’을 마련해 내년부터 공개한다. 과세자료는 공유하고 금융거래 정보와 연계해 체납징수를 강화한다.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 공개도 강화해 징수 실효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 부실 지방공기업 퇴출= 주된 개혁 대상으로 꼽혀왔던 지방공기업 경영혁신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선다. 유사분야에 대해 통폐합하고 설립요건을 강화해 함부로 지방공기업을 만들 수 없도록 바꾼다. 특히 매년 적자 운영을 해온 부실공기업은 정상화를 유도하거나 퇴출시킬 수 있도록 제도를 구체화할 방침이다.

또 26개 중점관리대상 부채를 매년 10%p씩 감축해 오는 2017년까지 120% 부채 비율을 목표로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적자가 발생하는 주범인 도시철도와 상수도, 하수도도 경영개선을 통해 구조적인 적자요인을 살펴 개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