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vs SK하이닉스, 반도체 사업 누가 잘했나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사업장 전경(좌), SK하이닉스 이천공장 정문(우). /사진제공= 각사

지난해 D램 시장 호조 등에 힘입어 국내 반도체 양대산맥인 삼성전자 (78,600원 ▲3,100 +4.11%)와 SK하이닉스 (179,800원 ▲8,800 +5.15%)도 눈부신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스마트폰 등을 판매하는 IM(IT·모바일)사업부보다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해 ‘캐시카우’로 다시 주목받게 됐다. SK하이닉스도 창사 이래 최대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메모리 순풍타고 호실적=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이 지난해 4분기 매출액 10조660억원, 영업이익 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해당기간 전사 영업이익(5조2900억원)의 절반 이상을 책임진 셈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연간 실적은 매출 39조7300억원, 영업이익 8조7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6%, 영업이익은 27% 증가했다. 특히 이 가운데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연간 매출은 29조3200억원으로 전년보다 24%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기록했던 역대 최대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실적을 모두 갈아치웠다. 특히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5조원을 돌파하면서 삼성전자, 현대차 (252,500원 ▲3,000 +1.20%)에 이어 명실상부 ‘톱 3’ 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SK하이닉스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17조1256억원, 영업이익 5조1095억원, 순이익 4조195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0.9%, 영업이익은 51.2%, 순이익은 46% 각각 증가했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 매출·영업익 규모는 삼성전자, 영업이익률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 실적을 단순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삼성전자가 각각 232%, 172% 높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30%를 기록한 SK하이닉스가 22%인 삼성전자보다 8%p 높다.

양사 제품 포트폴리오나 사업 범위 등을 고려하면 이 같은 비교는 다소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영업이익률은 30% 초중반으로 SK하이닉스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다. 시스템LSI 사업부가 다소 부진해 전체 영업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아보인다는 얘기다.

하지만 과거 영업이익이나 매출규모에서 양사가 4~5배 이상 차이났던 점을 고려하면 SK하이닉스가 D램 부문에서 기술격차를 좁히며 선전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양사는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가 주력이다. 삼성전자는 이에 더해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통신칩, CIS(CMOS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반도체 사업규모도 상당히 크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뿐만 아니라 자체개발 브랜드인 '엑시노스(Exynos)'도 양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올해부터 시장 선도기술인 14나노 핀펫(FinFet) 공정기술이 적용된 엑시노스 판매 확대 및 파운드리 거래선 추가 확보로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 시장선도 제품으로 올해에도 실적 기대감= 양사는 또 올해 강점을 보이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도 앞선 기술력으로 매출 확대를 기대한다.

삼성전자는 올 초부터 20나노(1억분의 1) 서버용 DDR4 D램, 모바일용 LPDDR4 D램을 주력 제품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까지 2y(20나노 중반대), 연말부터는 2x(20나노 초반대) DDR4·LPDDR4 D램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의 경우 지난해부터 판매를 본격화 한 TLC(트리플레벨셀), 3차원 구조의 V낸드 기반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버), 모바일향 제품에 주력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도 2분기부터 TLC 낸드플래시가 탑재된 SSD를 비롯해 모바일향 제품군 판로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올해 투자액은 삼성전자는 약 15조원, SK하이닉스는 5조2000억원 안팎으로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낸드, 시스템LSI 관련 분야에, SK하이닉스는 이천 M14 D램 신규 증설라인에 투자액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