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 뺑소니' 자수 이끈 댓글 한줄…누리꾼 활약 빛났다

머니투데이

윤준호 기자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망사고' 용의자 허모(37)씨가 30일 충북 청주시 흥덕경찰서에서 유치장으로 이송 중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1

29일 이른바 '크림빵 뺑소니' 사건의 피의자가 경찰에 자수한 데는 모 공무원의 댓글 한줄과 네티즌 수사대의 압박이 크게 도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경찰은 지난 10일 사건 발생 직후 가해차량이 피해자를 친 뒤 직진으로 도주했을 것이라 보고 인근 상가 등의 CCTV를 분석, BMW 승용차를 유력한 용의차량으로 지목했었다.

그러나 용의차량의 진행방향과 반대편에 위치한 차량등록사업소로부터 새로운 CCTV가 입수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차량등록사업소가 건넨 CCTV 파일에서 사건 발생 시간과 동일한 때 통행한 윈스톰 차량 한대가 포착된 것이다.

이에 경찰은 29일 '크림빵 뺑소니' 사건의 용의차량을 BMW에서 윈스톰으로 수정 발표했고 수사망이 좁혀오자 심리적 압박을 받은 피의자는 이날 밤 결국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의 수사가 이처럼 급물살을 탄 데는 차량등록사업소 소속 청주시 공무원의 댓글이 있었다.

차량등록사업소 공무원 A씨는 최근 포탈사이트에 올라온 '뺑소니 아빠' 기사를 보고 "우리도 도로변을 촬영하는 CCTV가 있다"는 댓글을 달았다. 이후 댓글 확인한 흥덕경찰서 수사관들이 A씨로부터 CCTV를 입수해 용의차량을 윈스텀으로 특정할 수 있었다. A씨의 '댓글 한줄'이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네티즌 수사대'의 노력도 이번 사건 해결에 큰 몫을 담당했다.

사건이 알려지면서부터 자동차 정보 커뮤니티 '보배드림' 회원들은 CCTV를 자체 판독해 용의차량을 BMW 시리즈 두 종으로 좁히는 등 피의자 검거를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차량이 윈스톰으로 특정된 뒤에도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차량 번호판 복원을 시도하는 등 피의자를 찾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했다.

'네티즌 수사대'의 이같은 활동은 결국 피의자가 자수하도록 심리적인 압박을 가한 것은 물론, 앞서 경찰이 이례적으로 뺑소니 전담 수사 본부를 설치하고 제보 입수와 용의차량 특정 등 수사에 속도를 올리는 데에도 상당 부분 기여했다.

피해자의 부인도 29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도움도 많이 되고 마음의 위안이 너무 많이 된다"고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