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연초에도 배당이슈 '훈풍'

연말 배당시즌이 지난 데다 새해도 한 달이 지났는데도 증시에 배당이슈가 다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주요 상장사들은 잇따라 전년 대비 대폭 늘어난 배당계획을 내놓으며 투자자에게 어필했다. 주가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30일 오전 10시50분 현재 SK텔레콤 (50,100원 ▼600 -1.18%)은 전일 대비 4.05% 오른 29만5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2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재 SK텔레콤 주가는 이달 중순 저점(26만4000원, 1월14일) 대비 11.9% 상승했다.

이날 상승세는 전일 SK텔레콤이 컨퍼런스콜에서 발표한 배당증액 및 자사주 매입계획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배당은 대표적인 주주중시 경영을 위한 방안으로 꼽힌다. 자사주매입 역시 EPS(주당순이익) ROE(자기자본이익률) 등 지표개선을 도모, 주식가치를 높이는 방법 중 하나다.

김홍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이 중간배당 증액 등 내용의 배당금 증가와 함께 자사주 매입가능성을 언급했다"며 "정부정책에 부응해야 하는 부담감에 SK하이닉스 배당금 유입분을 주주들에게 돌려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고 경영권 강화와 향후 SK그룹 지배구조 개편가능성을 감안할 때 자사주 매입의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SK하이닉스 배당금 유입분을 감안할 때 올해 SK텔레콤 주당 배당금은 1만원 이상에 달할 것"이라며 "자사주매입 규모도 과거 포스코가 보유하던 우호지분(248만주)의 절반인 124만주 정도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텔레콤 외에도 대형주들의 배당증액 및 자사주매입 계획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대표적인 종목이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다. 지난 29일 삼성전자는 보통주 1주당 1만9500원(시가배당률 1.45%), 우선주 1주당 1만9550원(시가배당률 1.88%)씩 총 2조9246억원 규모의 현금배당 계획을 내놨다. 전년 대비 40% 이상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12월에 "배당금을 30~50% 늘리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와 별도로 지난해 11월 하순부터 이달 26일까지 2개월에 걸쳐 2조4459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한 바 있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현대차 (235,000원 ▲4,000 +1.73%)가 보통주 1주당 3000원(시가배당률 1.7%), 우선주 1주당 3100원(시가배당률 2.3%)씩 총 8173억원 규모의 현금배당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의 현금배당액 총액도 전년(5344억원) 대비 54% 증가했다. 현대차 역시 지난해 11월 이후 4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매입을 실시한 바 있다.

GS홈쇼핑 (154,900원 ▲3,200 +2.11%) 역시 지난 28일 보통주 1주당 7700원씩(시가배당률 3.5%) 총 480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GS홈쇼핑의 주당 배당금은 전년(3500원)의 2배를 훌쩍 웃돌았다. 엔씨소프트, 인터지스, 청담러닝, 진성티이씨 등도 배당금이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나는 기업들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한국증시 재평가를 가능케 할 주요 동력으로 배당(자사주매입 포함)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기준 주요국 배당성향을 볼 때 한국은 15%로 전 세계 평평균 40%를 크게 밑돈다"며 "미국은 33%, 일본은 28%, 유럽은 53%에 달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전 세계 평균 40%는 한국정부가 정부출자기관 배당성향 목표(2020년까지 40% 수준)와 일치한다"며 "한국증시의 배당성향 목표치는 향후 3년내 30%, 장기적으로 최대 4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올해 목표배당성향을 30% 수준으로 감안할 때 삼성전자, 현대차의 주당 배당금은 각각 3만5400원, 8500원에 이를 것"이라며 "재무적으로 안정적이고 배당가능 여력이 큰 기업일수록 배당지급 유인이 높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