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사, 창립이래 첫 글로벌신평사 'A등급' 획득

현대자동차그룹 주력 3사가 창립 이래 처음으로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A등급'을 받았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판매량 증가에도 환율 악재 탓에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실적 우려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신용등급 상향으로 튼실한 재무구조와 향후 수익 창출 능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 (235,000원 ▲4,000 +1.73%) 기아차 (110,400원 ▼1,800 -1.60%) 현대모비스 (234,500원 ▼500 -0.21%) 등 현대차그룹 계열 3사는 30일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신용등급이 종전 'BBB+'에서 'A-'로 상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투자 전망도 '안정적'으로 평가됐다. 현대차그룹 주력 3사가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A등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P는 장기 기업신용등급 상향조정 배경과 관련해 "비우호적 환율 환경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선도적 시장 지위와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탄탄한 재무구조를 지속적으로 강화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S&P는 이어 "경기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고 앞으로도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기반으로 왕성한 현금창출을 지속함으로써 재무안정성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S&P 신용등급 추이

시장에선 현대차그룹이 최근 발표한 연비향상 프로젝트, 친환경차 선도 전략, 중기 대규모 투자계획 등으로 글로벌 시장점유율 향상이 기대된다는 점이 신용등급 상향조정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A등급이 가지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현대차그룹이 초우량 재무구조를 확보했음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해 11월 2020년까지 평균연비를 25% 개선하겠다는 내용의 '2020 연비향상 로드맵'을 발표했다. 아울러 2020년까지 친환경차 라인업을 22개 차종 이상으로 늘려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2위권에 진입하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올 초엔 이들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2018년까지 81조원을 투입하는 중장기 투자 로드맵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특히 이번 S&P의 신용등급 상향으로 글로벌 판매를 더욱 증가시킬 수 있는 기반을 확충한 것으로 자체 평가했다. 글로벌 신인도가 높아지고 계열 금융사와 해외 금융부문의 자금조달 비용이 절감되고 자동차 금융상품 경쟁력이 강화돼 판매 증가가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S&P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전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 확산으로 시장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의미가 더욱 크다"며 "향후에도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3사의 S&P 신용등급은 2004년 투자부적격 수준인 ‘BB+’에 머물렀으나 이후 4차례 상향 조정을 통해 A등급으로 뛰어올랐다. 국내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A+로 가장 높고, SK텔레콤, KT, LG화학이 현대차와 같은 'A-' 등급이다. S&P와 함께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는 현대차 계열 3사에 대해 ‘Baa1’(안정적) 등급을 현재 부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