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월급에 자녀 외제차까지…'한전 납품비리' 15명 기소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검찰이 한국전력공사 전기통신장비 납품비리에 연루된 한전 임직원 등 15명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검사 장영섭)는 한전 전기통신장비 납품비리 수사를 통해 10명을 구속기소하고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은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한전 및 한전KDN, 한국수력원자력 전현직 임직원 11명을 기소했다. 이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납품업체 대표 2명과 한전공사를 수주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돈을 받아낸 IT업체 대표, 경쟁업체에 대한 수사청탁 명목으로 3800만원을 수수한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정도 재판에 넘겨졌다.

한전 및 자회사 임직원의 비위감사, 일정 규모 이상 사업의 적법성을 검토하는 일상감사 등을 총괄하는 한전 전 상임감사 강모씨(54)는 납품대표 김모씨(55)로부터 2010~2011년 사이 현금 1500만원 및 퇴임 후 운행할 고급 렌터카를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강모 경정(45)의 경우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에 파견 중이던 기간에 업체로부터 감찰·수사 청탁을 받고 부인이 실제 해당 업체에 근무하지 않았음에도 급여 38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강 경정의 경우 특별감찰반 파견근무 중 김씨의 청탁을 받고 경쟁업체 등에 대한 비위첩보를 수집해 경찰청 특수수사과로 이첩하는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시키기도 했다.

한전 전력IT추진차장으로 근무했던 김모씨(60)는 사업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현금 2000만원 및 자녀용 수입 승용차 를 받았고 한수원 본부장의 경우 아들 골프레슨비 및 전지훈련비 2700만원을 납품업체에 대납토록 했다. 한전KDN 팀장은 사업수주를 도와준 대가로 854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번 수사로 사업총괄 담당자부터 감사, 경찰관까지 연루된 비리가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금 뿐만 아니라 자금세탁을 거친 수표, 전자제품, 자동차, 법인카드 등 각종 금품을 받았다. 해당 업체는 2006년 설립됐음에도 이같은 로비를 통해 412억원 상당의 사업을 수주했다.

검찰은 한전 임원 등이 챙긴 뇌물 등 범죄수익 약 4억6000만원을 철저히 환수할 계획이다. 또 공공기관 납품업체의 회사자금 횡령 및 금품로비 행위가 국가재정손실을 가져오는 중대범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지속적으로 엄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