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이번주 대폭 임원인사, '소통위원회'도 발족

↑ 대한항공이 1월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 경기도 용인시 소재 신갈연수원에서 '수익력 강화를 통한 흑자 달성 및 성장 기반 강화'를 주제로 2015년 임원세미나를 가졌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31일 세미나에서 임원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대한항공

한진그룹이 이번 주 초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임원 인사를 단행하는 등 그룹 정기인사를 실시한다. 조양호 회장이 '땅콩회항' 사건과 관련해 그룹의 전면 쇄신을 주문한 만큼 대폭적인 인적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이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신설하는 '소통위원회'도 이번 주 발족한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20,250원 ▼300 -1.46%)은 빠르면 2일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매년 12월 말 정기인사를 실시해 왔으나 지난해 12월 초 발생한 '땅콩회항' 사건으로 인사가 한 달 이상 미뤄져 왔다. 대한항공과 함께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주)한진, 한진해운 등 계열사 대표 및 임원 인사도 실시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땅콩회항 사건을 계기로 그룹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의 요구가 거세다는 점에서 대한항공이 전면적인 인적쇄신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 회장도 연초 시무식에서 "회사 운영 전반에 걸쳐 획기적인 쇄신을 추진하겠다"며 대폭적인 조직 혁신을 예고했다.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는 등 인사 요인도 적잖다.

조 전 부사장은 대한항공 기내서비스 및 호텔사업부문 총괄부사장 보직을 포함해 대한항공 등기이사, 칼호텔네트워크·왕산레저개발·한진관광 등 3개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도 모두 물러난 상태다. 이 중 칼호텔네트워크와 왕산레저개발의 경우 지난 달 조 전 부사장의 후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대한항공의 인적교체와 함께 연쇄적으로 이뤄지는 계열사 임원 인사의 폭도 예년에 비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3세 경영승계' 작업은 당분간 미뤄질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선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마무리되는 올해 '한진가(家) 3세 경영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지주회사인 한진칼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는 조 회장의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이 이미 물러난 데다 3세 경영인들의 초고속 승진, 대주주 중심의 경영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거센 만큼 올해 승진 인사에선 오너 3세가 누락될 가능성이 크다.

조 회장이 기업문화 쇄신을 위해 '소통'의 창구로 삼겠다고 공언한 '소통위원회'도 조만간 발족한다. 소통위에는 대한항공 각 부문의 내부 인사들이 참여하고 덕망 있는 복수의 외부인사도 이미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장에 외부 인사를 선임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한진그룹 고위 관계자는 "소통위의 역할은 조직이 발족하고 위원장이 선임되면 구체적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라며 "조만간 조직 구성을 완료하고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회장은 전날 경기 용인 신갈연수원에서 열린 '2015 임원세미나'에 참석해 "직원들과의 유연한 소통과 공감을 통해 잘못된 시스템과 문화를 개선하는데 주력해 나가야 한다. 나를 비롯한 임원들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특히 "사회적 문제이자 대한항공의 문제로 지적되는 소통 부분도 마찬가지로 적극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한다"며 "현장을 직접 나가보지 않고는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알지 못한다. 직접 현장에서 고민하고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