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15층 통합사옥' 불확실성 해소…건설 속도낸다

현대차그룹이 ‘한전부지 개발’을 위한 ‘속도전’에 돌입, 투자자들의 우려 불식에 나섰다.


'불확실성이 위험요인이고, 시간이 돈'인 기업의 입장에서 한전부지의 현대차 그룹 사옥 개발 계획이 구체화되고 현실화되면서 그동안 주주들의 걱정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 6개 계열사는 오는 2일 현대위아 서울사무소를 시작으로 옛 한전 사옥에 순차적으로 조기 입주한다. 주변 상가의 위축을 막자는 의지와 함께 장기간 사무실을 비워둘 경우 비업무 부동산으로 분류돼 세금을 물게 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서울시에 한전 부지 개발구상을 담은 사전협상제안서를 제출했다. 조기 착공을 위해 2~3월로 예상됐던 사업제안 시점을 앞당긴 것이다.

현대차 (231,500원 ▲500 +0.22%)그룹이 제출한 한전부지 개발구상엔 서울 삼성동 일대를 국제업무지구와 마이스(MICE)산업의 핵심공간으로 조성한다는 서울시의 밑그림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


한전 부지를 국제교류복합지구로 만들어 서울의 글로벌 도시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서울시의 구상과도 상당 부분 일치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숙원인 통합사옥(지상 115층, 높이 571m) 외에 7층 높이의 전시컨벤션 시설과 62층의 호텔 및 판매시설을 짓겠다고 한 게 단적인 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115층의 통합사옥 외엔 국제업무나 마이스 시설공간으로 보면 된다"며 "글로벌비지니스센터(GBC)를 건립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한편, 서울이 글로벌 비지니스의 중심지가 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서울시와의 원만한 협상을 통해 2016년 하반기까지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하면 2017년 초엔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빠르면 2020년쯤 서울 강남의 새로운 랜드마크인 글로벌비즈니스 센터가 완공될 전망이다. 당초 예상보다 2~3년 착공과 완공 시점이 앞당겨 지는 셈이다.

외부여건도 현재로선 긍정적이다. 정부가 지난 18일 '제7차 투자활성화 대책'에서 기업투자 활성화와 내수 진작 차원에서 조기 착공을 돕기로 한 데다 서울시도 2일 '패스트트랙(Fast Track)'을 적용해 심의 일정을 단축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사전협상 과정에서 교통개선대책과 환경·재해영향 등의 검토를 병행 추진해 심의 일정을 단축하겠다고 했다.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개발 작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고가(10조5500억원) 부지매입 논란에 따른 투자자·주주들의 우려도 불식될 전망이다. 한전부지 개발사업의 불확실성이 빠르게 해소되고 있어서다.

한전 부지 개발에 따른 막대한 '세금폭탄'도 피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시·컨벤션 센터가 업무용 부동산으로 간주돼 '기업소득 환류세제'의 과세범위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기 착공으로 인해 한전부지 개발이 '투자'로 인정되면 세금 부담도 줄어들게 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한전부지 개발로 복합자동차문화관광산업이란 새로운 부가가치 산업이 창출되면 막대한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시장이 그간 우려해온 대로 10조원이 넘는 부지매입 비용이 결코 크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