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한전 부지 개발…'세금혜택' 받을 듯

머니투데이

세종=김민우 기자

현대차그룹이 서울시에 제출한 한전부지 개발 계획 모형도(안)/자료제공=서울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에 대한 개발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한 현대자동차가 거액의 세금을 절약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매입한 한전 부지 개발의 상당 부분이 업무용 부동산 투자로 인정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마련 중인 세법 개정안 시행령의 시행규칙에서 업무용 부동산의 범위에 기업의 생산품에 대한 전시공간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개발 예정인 한전 부지의 상당 부분이 전시·컨벤션센터 용도로 채워지는 점을 감안할 때 기업소득 환류세제의 과세대상에 해당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직 없다"면서도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과 관련된 전시장은 기업활동과 연계돼 있고 임대를 해주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업무용 부동산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부는 또 기업이 토지 매입 시점부터 일정 기간 안에 업무용 건물을 신·증축하게 되면 투자로 인정해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토지 매입 후 업무용 투자로 인정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1년 반 전후를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7층 높이의 전시·컨벤션 센터는 업무용 부동산으로 인정돼 과세대상에서 제외되고 62층 높이의 호텔·판매시설은 비업무용 부동산만 과세대상이 된다.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기업의 투자·임금증가·배당 등이 당기 소득의 일정액에 미달하는 부분에 대해 10%의 세율로 과세하는 제도다. 사내유보금을 투자로 유도해 경기활성화의 선순환을 이루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현대차 그룹의 한전부지 개발이 이 목적에 부합하는 투자로 인식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8일 '제7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통해 용도지역 변경과 건축 인·허가 등 관련 절차에만 통상 2~3년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해 내년 하반기에는 착공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한전본사 부지 개발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지원사격에 나선 셈이다.

정부는 이달 중 기업소득환류세제의 과세 기준이 될 '업무용 건물의 범위, 업무용 판단 기준 등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