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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칸막이 없앤다더니…연금포털하나 못만드는 나라

[조성훈의 테크N스톡] 복지부-금융위 주도권 다툼에 표류하는 연금포털

조성훈의 테크N스톡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입력 : 2015.02.02 06:26|조회 : 9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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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한 '정부3.0'은 정부 데이터를 파격적으로 공개하고 부처간 정보 칸막이를 없애는 정보 행정의 대혁신이다. 정부는 19일 이같은 범정부차원의 '정부3.0 추진기본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3.0이 창조경제를 뒷받침할 비장의 카드라고 보고..."(중략)

정부출범 초기인 지난 2013년 6월 발표한 정부3.0 추진계획의 시작은 이처럼 거창했습니다. 정부3.0은 개방과 공유, 소통, 협력의 가치를 국정운영 전반에 확산하고자하는 정부혁신 추진체계입니다. 그 핵심은 정보공개와 데이터개방 및 활용, 부처간 칸막이 제거와 협업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2년여가 지난 현시점에 정부3.0은 어디쯤 와있을까요. 솔직히 최근 2년여 동안 정부3.0 만큼 잊혀진 단어도 없는 것같습니다. 잇딴 국정 난맥상과 각종 초대형 사고로 정부3.0 따위(?)를 신경쓸 겨를이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에는 정부3.0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 터졌습니다. 바로 복지부와 금융위의 종합연금포털 주도권 다툼입니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연말까지 국민 개개인의 공·사연금 적립현황을 보여주는 종합연금포털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은 보건복지부의 반대에 부딪혀 차질을 빚고있습니다.

종합연금포털이란 신청자 본인이 가입한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 연금저축 등의 공, 사연금 적립현황에다 향후 예상노후연금액 등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시스템입니다.
종합연금포털 개요 /자료=금융감독원
종합연금포털 개요 /자료=금융감독원

금융위는 산하기관인 금융감독원이 중심이되어 은행연합회, 보험개발원 등이 개별 회원사로부터 취합한 각종 사적연금 정보와 국민연금공단,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정보를 제공받아 보여주는 원스톱 포털을 염두에 뒀습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가입자 개인정보보호 문제가 있다며 정보제공을 거절했습니다. 복지부측은 2000만명에 달하는 국민연금 가입자 정보를 함부로 내줄수 없으며 금융당국이 사적연금 중심으로 연금포털을 만들고, 원하는 이들이 이미 마련된 국민연금 사이트에서 정보를 가져다 각자 계산하면 된다는 입장입니다.
종합연금포털 서비스 화면(안)
종합연금포털 서비스 화면(안)

금융위와 금융권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연금포털은 국민연금 DB를 통째로 받는게 아니라 신청자가 원할 경우 본인의 개별정보만을 국민연금 사이트에서 불러와 보여주는 방식이라는 겁니다. 물론 국민연금 정보가 연금포털에 저장되지 않는 만큼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지적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또 공인인증서로 본인확인 절차를 거치며 보안문제도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조성훈 증권부 차장, 자본시장팀장
조성훈 증권부 차장, 자본시장팀장
복지부가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꾸지않는다면 결국 금융위가 추진했던 연금포털은 반쪽짜리 '사적연금포털'에 머물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금융위는 내달 국민연금 정보가 빠진채로 연금포털을 오픈할 예정입니다. 복지부와 협의도 지속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사실 복지부도 할말은 있습니다. 이미 복지부는 2012년 공사연금정보 통합작업에 나선바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금융위 협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당시 복지부는 2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과 제 3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에 따라 자체 홈페이지내 '내연금 사이트'를 확대개편해 사실상 금융위의 종합연금포털과 같은 개념의 서비스를 제공하려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금융위는 금융회사 고객동의 필요성을 이유로 정보제공에 반대했었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이번 금융위에대한 DB제공 거절역시 과거의 앙금이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게다가 복지부 내에서는 가입자가 2000만명에 달하는 1차 연금축인 국민연금 정보를 중심으로 종합연금포털 서비스가 이뤄져야한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부처의 규모나 위상면에서도 금융위에 앞서있는 만큼 결코 양보하기 어렵다는 기류도 감지됩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사실 국민 입장에서는 누가 통합작업을 하던 간에 전혀 차이가 없는 서비스인데 두 부처가 서로 주도권 다툼을 하니 답답한 노릇"이라면서 "사실 그동안 연금정책이 표류해온 것도 연관된 부처들이 많고 다들 자부처 중심으로 정책을 펴다보니 혼선이 생기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습니다.

결국 부처간 주도권 싸움을 막기위한 교통정리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아마 청와대나 총리실, 기재부가 나서야만 해결될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애시당초 박근혜 정부가 입이닳도록 얘기했던 정부3.0의 부처간 칸막이 제거와 협업의 정신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행정자치부는 1일 보도자료를 내고 40개 중앙행정기관 대상 정부3.0 추진실적을 평가한 결과, 중앙행정기관의 정부 3.0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고 개방, 공유, 소통, 협력 등 분야별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과연 제대로 실태를 파악하고나 있는 것일까요?

조성훈
조성훈 search@mt.co.kr

조성훈 산업2부 차장. 소문을 경계하고 사실을 좇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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