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컨설턴트, 고국서 스타트업 창업한 이유는?

“어린시절부터 한국은 가보진 않았지만, 항상 동경의 대상이었죠.”


미국의 명문 스탠포드대학을 졸업하고,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던 이민 2세가 돌연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이유다.

매장 앞에 비치된 태블릿PC에 휴대폰 번호를 입력해 포인트를 적립하는 도도포인트를 서비스하는 스포카 손성훈 대표의 이야기다.

손 대표는 1984년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다. 그는 2012년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부럽지 않은 경력을 포기하고 퇴직금을 털어 고국의 스타트업 기업에 합류했다.

손 대표는 "스포카를 처음 창업했던 최재승 공동 대표는 방학기간 한국에서 만난 술 친구였다. 자주 만날 수는 없었지만 도도포인트의 사업모델을 듣고 '올인'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성훈 스포카 대표

손 대표의 어린 시절의 꿈은 영화감독이었다. 수백만명의 사람들에게 한 공간에서 자신의 비전을 담은 영상을 보여주는 영화감독이란 직업이 너무 멋져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대학생 시절 꾸준히 단편 영화를 만들어 출품을 하기도 했다.


손 대표는 "스타트업 기업은 영화감독과 닮은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영화감독처럼 자신만의 팀을 꾸려 제품을 만들고, 그 제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만지는 사람들과 공감대를 만든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인식은 소비자와 골목상권을 이어주는 도도포인트의 개발로 이어졌다.

손 대표는 소셜커머스를 통해 지역 골목상권 업체들이 판로를 열었지만 정작 재방문율이 낮다는 점을 주목했다. 고객들이 언제, 몇 번을 방문하는지 등 구체적인 데이터를 확보하면, 단골손님을 확보할 수 있는 타깃마케팅을 가능케 해준다고 손 대표는 판단했다. 이는 결국 도도포인트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조금씩 입소문이 나면서 도도포인트는 현재 매장수 2000개, 회원수 300만명을 확보했다. 손 대표는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들이 빵집은 일주일에 4번, 커피숍은 일주일에 2.5번, 의류는 2개월에 1번 방문하는 등 생활패턴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며 "성별 및 연령별 방문시간 정보를 통해 VIP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가 가능해 점주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손 대표의 시선은 이제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일본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달 일본 법인을 설립하고 한류거리인 도쿄 시노쿠보에 20여개의 가맹점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손 대표는 "한국의 고객관리 서비스 시장은 아직 1% 정도 밖에 열리지 않은 무궁무진한 시장"이라며 "고객 만족도를 중요시하는 일본을 동시에 공략해 한국 스마트업 기업의 글로벌 도약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