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형편 비슷한데 국가장학금 왜 줄었지?"…대학생 '멘붕'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난 학기 보다 턱없이 높아진 소득분위에 학생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부산 소재 사립대에 재학중인 한씨(26)는 눈앞이 깜깜하다. 지난 학기 국가장학금으로 240만원을 받았으나 이번 학기에는 33만7000원만 받아서다. 한씨는 현재 전세 4000만원 집에 홀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다. 소득은 어머니가 벌어오는 150만원이 전부. 한씨에게 장학금 33만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대학생 이씨(22)의 집은 서울시 도봉구의 방 2칸짜리 아파트다. 49.6㎡(15평)의 좁고 오래된 아파트지만 가격은 1억5000만원. 이씨가 이번 학기에 받을 국가장학금은 지난 학기보다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새학기 시작을 앞둔 대학생들이 '멘붕'에 빠졌다. 가정형편은 지난해와 차이가 없는데 국가장학금이 줄어서다. 국가장학금을 지급하는 기준인 소득분위 산정 기준이 개정된 결과다.

26일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장학금 소득분위는 건강보험료 정보만을 활용해 산정했으나 올해부터는 예·적금, 보험, 주식, 자동차 등의 금융자산과 부채 등을 활용해 소득분위를 산정한다.

토지, 건축물, 전·월세 등 일반재산의 16.68%, 예금, 적금, 보험 등 금융재산의 24.72%를 연간 소득액에 포함한다.


예컨대 1억원의 주택을 소유한 경우 공제액 5400만원을 뺀 1.39%인 63만9400원을 월 소득으로 인정한다. 여기에 보험, 예금 등 금융재산까지 더하면 월 소득액은 더욱 늘어난다.

주거용 주택, 자동차와 같은 재산은 당장 이윤을 낼 수 없는 '묶인자산'임에도 월 소득액에 포함하면서 불만이 커지고 불만이 커지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난 학기 보다 턱없이 높아진 소득분위에 "소득분위만 보면 귀족사회다", "태평성대가 일어났다", "부모님이 숨겨 놓은 재산이 있나" 등의 반응이다.

/사진=한국장학재단 제공

일반재산과 금융재산을 월 소득액으로 인정했지만 소득분위 기준을 나누는 소득분위별 경계값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2분위 소득경계값은 지난해 213만원에서 올해 243만원으로 30만원 확대됐고 3분위는 71만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4~6분위는 100만원 이상 늘어났고 7~10분위는 200만원 이상 확대됐다.

1억5000만원 재산이 있는 경우 일반재산만으로도 133만원의 월 소득이 추가되는 것에 비하면 소득분위별 경계값 확대폭은 턱없이 적다는 지적이다.

한국장학재단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는 교육비 지원 사업을 참고해 비율을 산정한 것"이라며 "지난 학기와 같은 비율로 소득 분위별 수혜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수혜자수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소득분위별 경계값은 지난해 수혜자 인원을 유지하도록 설정된 것"이라며 "올해 처음 시행해 약간의 혼동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2차 국가장학금 결과를 보고 시정해 나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장학재단은 이날부터 2차 국가장학금 신청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