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궁금해]자녀 첫 스마트폰 구입 시기는?

스마트폰을 저마다 갖고 있는 초등학생의 모습이 익숙한 풍경이 됐다. 친구의 최신형 스마트폰을 보고와서는 벌써부터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조르는 우리 아이. 안 된다고 잘라 말할 수도 없고 사주자니 스마트폰을 종일 손에 놓지 않을 아이의 모습이 떠올라 전전긍긍 고민된다. 그렇다면 내 아이 첫 스마트폰 구입시기는 언제가 좋을까.

한국정보화진흥원 서보경 연구원은 가능하면 스마트폰 구입시기를 늦추라고 조언했다. 서 연구원은 "전문가들마다 견해가 다르지만 최대한 구입시기를 늦추되, 스마트폰 사용규칙 등을 이해시킨 후에 사주는 것이 좋다는 게 공통된 견해"라며 "보통 초등 4학년 이후, 중학교 입학 시기에 구입하라"고 말했다.


청소년정책연구원 장근영 연구원도 "아이가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아이의 용돈 범위 내에서 스마트폰 이용료 등을 책임질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는 것. 그는 "그나마 중학교 시기가 아이의 용돈 범위에서 스마트폰을 마련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무작정 아이의 스마트폰 구입 욕구를 억누르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 스스로 사용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부모가 지도하는 것.

장근영 연구원은 "컴퓨터와 달리 스마트폰은 언제나 휴대 가능한 것이라 통제가 어렵다"며 "스마트폰을 사주기 전에 미리 아이의 컴퓨터 사용습관을 잡아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의 스마트폰 습관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 컴퓨터 이용 시간부터 정해두고 아이가 집안 일이나 학교의 숙제 등에 충실하지 않을 경우,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한다.


아울러 아이와 부모 사이의 교감도 중요하다. 서보경 연구원은 "부모는 스마트폰으로 아이가 무엇을, 얼마나 하는지 항상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대화를 통해 스마트폰 사용을 절제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아이가 조를 때는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스마트폰이 필요한 논리적인 이유를 아이에게 들어본다. 아이는 스마트폰의 필요성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고, 부모는 아이의 요청에 따라 사용 규칙을 정해놓을 수 있다.

특히, 영유아 시기의 스마트폰 사용은 주의해야 한다.

부모들이 식사나 다른 용무를 보는 동안, 아이들을 통제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손에 들려주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면, 영유아들은 스마트폰의 영상에 빠져 몇 십분이고 한참을 들여다 보기도 하는데, 심리케어 김동철 원장은 이 현상을 '몰입'이 아니라 '중독'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영유아들의 집중도는 3분이 채 안되는데 그 이상 보고 있다는 것은 스마트폰의 강렬한 빛과 색에 아이들이 중독된 것"이라고 영유아 시기 스마트폰 사용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어 "작은 화면 속에 빛과 색이 상당히 강하게 압축돼 있어서 아이들의 뇌에 안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7세 이전의 스마트폰 사용은 엄금"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스마트폰 게임의 경우도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하다. 장기간 게임에 몰입될 경우 지각능력이 협소해지고 분노조절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스마트폰에는 긍정적인 콘텐츠도 많다"며 "체스나 바둑 등 부모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등 소통을 나눌 수 있는 도구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하라"고 조언했다.

한편,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스마트폰 중독 예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공개하고 있다. 유아학부모용, 청소년용, 청소년학부모용, 성인용, 임산부용 등으로 나눠 배포하고 있으며 인터넷중독대응센터 홈페이지(www.iapc.or.kr)를 통해 다운로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