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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선폭로 난방비리…해법은 '외부감사'

[조성훈의 테크N스톡] 온라인의사결정시스템 좋지만 외부감사 강화해야

조성훈의 테크N스톡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입력 : 2015.02.21 08:52|조회 : 12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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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김부선이 지난 1월 29일 오후 중구 서울시청 휴계실에서 아파트 난방비 및 관리비 비리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5.1.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우 김부선이 지난 1월 29일 오후 중구 서울시청 휴계실에서 아파트 난방비 및 관리비 비리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15.1.29/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민의 한 사람이자 가장으로서 가계비 지출 문제는 항상 고민거리입니다. 특히 겨울철만되면 50~60만원씩 부과되는 난방비로 골치를 앓습니다.

지난해 아파트 관리비를 둘러싼 영화배우 김부선씨의 문제제기에 깊이 공감하고 그를 응원하게 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사실 에로배우(애마부인) 출신에 별로 유명하지도 않던 김씨가 '난방투자'로 떠오른 것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무관심 혹은 골치아프다는 이유로 침묵해왔던 아파트 관리비 비리에 용기있게 맞섰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김씨가 사는 서울 옥수동 바로 옆 동네(금호동) 주민인데다 김씨처럼 중앙난방으로 인한 다툼과 말썽이 끊이지 않는 아파트에 살고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 국민들이 아파트에 본격적으로 거주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부터입니다. 올림픽을 앞두고 도시 재개발, 정비사업이 시작되면서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섰습니다. 국민 10명중 7명이 아파트에 살고 연간 관리비는 무려 12조원에 달합니다. 그런데도 아파트 관리 실태는 동네 구멍가게 수준에도 못미치는 게 현실입니다.

특히 관리비 운용은 그야말로 주먹구구식입니다. 일부 입주자 대표들이 공금을 쌈짓돈처럼 써왔다는 사실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됐습니다. 입주자 대표와 관리업체가 결탁한 관리비 횡령이나 공사용역 선정 과정에서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는 사례가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입니다. 상당수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는 윤리· 책임의식이 떨어지고 관리할 능력이나 전문성이 없습니다.

결국 아파트 관리비 비리문제는 예견돼 왔던 일이고, 입주민들이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도 아니고 생업에 바쁜 주민들이 아파트 단지 전체의 문제를 따지고 들기란 여의치 않습니다. 일부 아파트에서 비리문제가 공론화되며 분쟁이 벌어지지만 뚜렷한 해법은 마련되지않는 것도 이때문입니다.
조성훈 증권부 차장 자본시장팀장
조성훈 증권부 차장 자본시장팀장

전문가들은 이에대해 아파트에 대해서도 일반 상장기업들처럼 철저한 '외부감사'를 맡겨야한다고 지적합니다.

실제 관리비 비리에 따른 분쟁이 심화되자 정부는 지난 2013년 주택법을 개정해 올해부터는 30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의 회계감사를 의무화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회계감사만으로 해결되기엔 아파트 관리비리가 너무나 뿌리깊게 퍼져있다는 점입니다.

한 공동주택 외부감사 전문가는 "외부감사 의무화 이전부터 많은 아파트단지에서 외부감사를 시행하고 있지만 인식부족이나 비용문제로 단순 회계장부에 대한 숫자검증 차원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파트 관리주체의 회계감사에 대한 인식이 낮은데다 비위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타이트한 외부감사를 꺼리기 때문입니다.

실제 외부감사가 부실관리의 주체였던 기존 입주자 대표측이나 관리사무소 등에 면죄부를 주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옵니다.

비용문제도 지적됩니다. 많은 아파트단지들이 회계감사 보수를 불과 수십만원 정도로 책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수천만원대 외부감사 비용을 지불하는 일반 중소기업 수준의 외부감사는 애시당초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인 것입니다. 오히려 아파트의 경우 기업에 비해 각종 장부나 문서, 증빙서류 등이 부실하게 관리되는 경우가 많아 외부감사인들이 꺼리는 상황이랍니다.

이같은 맹점을 틈타 관리사무소 출신 브로커들이 일부 공인회계사들과 결탁해 '자격증 빌려주기'나 '도장돌리기'까지 횡횡한다는 후문입니다.

전문가들은 공동주택에 대한 외부감사의 핵심은 '이행감사'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행감사란 특정 항목의 비용을 집행하기위한 의사결정과정이나 입찰, 계약이 규정에 맞게 이뤄졌는지를 검증하는 것입니다. 가령 아파트 내부의 공용설비 시공이나 설계, 공사시 특정회사에 수의계약을 주지는 않았는지, 공사나 자재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하지는 않았는지, 공사부실이나 입찰비리 의혹은 없는지 면밀히 살피는 것입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외부감사 대가를 지불해야합니다.
외부감사는 관리비의 투명성을 높이고 비리를 근절하기위한 입주민들의 기본적인 권리이자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인식이 바로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외부감사를 맡는 회계법인이나 감사반 선정역시 관리주체와의 유착이 없도록 공공기관이 지정하고 관리(감리)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최근 서울시가 공동주택 관리규약 준칙을 개정해 아파트 입주자 대표 선출을 온라인 투표로 진행한다고 밝혀 기대가 큽니다. 시는 각종 관리·용역·공사·업체선정 등 주요 의결사항도 온라인투표로 결정하도록 유도해 아파트 관리에 대한 입주민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온라인투표 절차 / 사진=서울시
온라인투표 절차 / 사진=서울시


스마트폰과 PC사용에 익숙치않은 노인들이나 사회적 약자층에대한 배려도 필요해보입니다만, 이같은 방식은 몇몇 입주자 대표에 의해 좌지우지되어온 입주자대표회의 폐쇄성과 비민주성을 개선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번 공동주택관리 규약준칙 개정에서 외부감사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은 다소 아쉽습니다. 아파트 대표자 선출이나 의결사항을 온라인화한다해서 관리주체의 투명성이 온전히 담보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차제에 아파트에 대한 외부감사를 좀 더 정교히 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했으면 합니다.

조성훈
조성훈 search@mt.co.kr

조성훈 산업2부 차장. 소문을 경계하고 사실을 좇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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