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 '경매낙찰vs공유형모기지'…뭐가 낫지?

# 경기 일산에 사는 프리랜서 학원강사 김 모씨(35)는 4년간 살고 있던 전셋집의 계약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이 보증금을 5000만원이나 올려달라고 하자 올해는 '내집마련'을 하고자 마음을 먹었다. 그동안 노후를 위해 경매공부를 꾸준히 해온 터여서 아파트 경매에 도전했다.

경매정보 사이트에 올라온 매물을 프린트한 후 현장으로 직접 가서 매매가와 전세가를 파악하고 관리비가 체납돼 있지 않은지 등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인근 공인중개소를 찾아가 주변환경에 대해서도 자세히 파악한 후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골랐다.

학원까지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소재 95㎡(이하 전용면적) 아파트로 최고 23층 중 15층이었다. 최저입찰가가 한차례 유찰돼 감정가(2억7000만원)의 70%인 1억8900만원까지 떨어져 있었다.

김씨는 입찰가를 두고 고심한 끝에 감정가의 94%인 2억5500만원을 써냈고 19명의 입찰참가자 중 최고가로 낙찰받을 수 있었다. 2위 낙찰가와는 불과 600만원 차이였다. 같은 아파트 시세(2억9000만원)보다 3500만원 저렴하게 매입했다.

올들어 주택거래량이 늘고 전셋값이 치솟자 내집마련을 고민하는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게다가 3월부턴 연 1%대 초저금리가 적용되는 '은행 수익공유형모기지' 상품출시도 앞두고 있어 비용 최소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경매 낙찰과 수익공유형모기지 중 주거비용 측면에서 어느 것이 유리할까. 김씨의 사례를 통해 7년 보유 후 매각시의 주거비용을 따져봤다. 자기자금은 1억원을 가정했다.

우선 경매낙찰을 통해 김씨는 연체된 관리비와 명도비용이 추가로 들어 2억6000만원이 필요하다. 1억6000만원을 대출받아야 하는데 은행의 경락잔금대출을 이용할 경우 연 3.3~3.5% 금리가 적용된다. 3.5% 금리를 가정하면 해마다 560만원의 이자비용이 든다.

만일 7년 보유 후 판다고 가정하면 이자로만 3920만원의 주거비용이 발생한다. 이때 집값 변동이 없다면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입한 금액인 3000만원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어 7년간 920만원의 비용만 들어가는 셈이다.

매년 1%씩 집값이 상승해 7년간 7% 올랐다면 3억1030만원에 팔아 5030만원의 차익을 얻게 된다. 7년간 거주하면서 이자비용을 제하고도 오히려 1110만원의 이익을 본 셈.

3월부터 시행되는 은행 수익공유형모기지 상품을 이용할 경우엔 시세인 2억9000만원에 매입, 1억9000만원(집값의 65.5%)의 대출을 받아야 한다.

코픽스 금리에서 1%포인트 낮게 7년간 빌릴 수 있다. 올 1월 코픽스 금리는 2.16%로 결국 연 1.16% 금리로 내집마련을 하는 것이다. 다만 매각시 시세차익이 발생하면 집값대비 대출금액의 비율만큼을 은행에 상환해야 한다.

7년간 내는 이자비용은 매년 220만4000원씩 총 1542만8000원. 이때 집값 변동이 없다면 나눌 차익이 없어 이자비용만 감안하면 된다. 만일 매년 1%씩 집값이 상승해 7% 올랐다고 가정하면 2030만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하고 대출 비율만큼 1330만원을 은행이 가져간다. 결국 700만원의 차익만 얻어 842만8000원의 주거비가 드는 셈이다.

집값이 7년후 김씨가 낙찰받은 가격인 2억5500만원까지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김씨의 주거비용은 이자비용인 3920만원과 명도·체납관리비 500만원. 이때 수익공유형모기지 상품의 경우엔 이자비용뿐 아니라 시세차익 감소분(3500만원)까지 떠안게 돼 5042만8000원의 비용이 든다.

결론적으로 집값이 오를 때나 떨어질 때 모두 공유형모기지 상품보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경매낙찰 받는 것이 유리한 셈이다.

이영진 고든리얼티파트너스 대표는 "당장은 1%대의 초저리 대출이 일반주택담보대출보다는 유리하지만 집값이 떨어지면 주택보유자가 손실을 보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7년후 집값이 지금보다 높을 것이란 보장이 없기 때문에 차라리 경매를 통해 저렴하게 낙찰받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