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황사에도 '먼지 하나' 없는 이곳, 어디?

황사에 덮인 서울 도심(사진 위)과 국내 한 반도체 생산라인 전경/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5년 만에 최악의 겨울황사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황사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초정밀 작업이 필요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계에 관심이 모아진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은 먼지 차단이 곧 품질 유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2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의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800㎍/㎥를 돌파하는 등 전국에 황사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지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도 먼지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공장은 기본적으로 항상 먼지에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다"며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추가 조치도 실시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의 경우 미세먼지 농도가 300㎍/㎥ 이상일 경우 라인 내부와 외부의 기압차를 평소 2배 이상으로 만들어 외부공기를 차단한다. 근무자가 라인 내부로 들어갈 때 거치는 에어샤워 시간도 평소(15초)보다 2배(30초)로 늘린다.

라인 내 발먼지 제거 패드의 교체주기도 3시간마다 1회에서 매시간으로 단축하고, 황사가 지속되면 방진복 등 근무자 의류 세척 주기도 2주당 1회에서 1주당 2회로 당긴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공장은 통상 청정도를 '클래스1' 수준으로 유지한다. 클래스1은 1세제곱피트 내에 0.5㎛(미크론, 1mm의 1000분의 1) 이하 크기의 불순물입자 1개만 허용하는 수준이다. 서울 여의도 6배 면적에 동전 1개 정도의 먼지만 있는 셈이다.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작은 이물질 하나도 제품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는 디스플레이 업종 역시 완벽 방진시스템이 필수다.

LG디스플레이는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3단계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100㎍/㎥을 초과해 2시간 이상 지속되면 출입자 노출부위 세정을 강화하고, 외조기(OAC)에 필터를 추가 설치해 미세먼지를 걸러낸다. 외부 출입문과 사무실 공조기 외부유입도 차단한다.

황사주의보(400㎍/㎥ 2시간 이상)가 발령되면 모든 장비의 반입 금지와 함께 클린룸에 들어가는 작업 인원을 최소화한다. 황사경보(800㎍/㎥ 이상 2시간 이상) 때는 외부 출입문을 통제하고 에어샤워 시간을 20초에서 30초로 늘린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극미세공정으로 이뤄지는 생산 특성상 계절과 외부 날씨와 상관없이 초미세 먼지 하나라도 침입할 수 없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2009년 미세먼지(황사) 주의보가 발령됐을 때도 불량률이나 생산에 전혀 차질이 없었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도 클래스1 수준의 청정도를 유지한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평소 철저히 관리하기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가 일시적으로 상승한다고 해서 공정에 즉각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며 "다만 기상청의 미세먼지 예보에 따라 반입자재 클리닝 시간 연장, 공조기 필터 관리 강화 등 단계별 관리대책을 운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