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구연맹, 김경률 '실족사'로 공식입장 발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김경률(35). /사진=대한당구연맹

'한국 당구의 기린아' 김경률(35)이 숨진 채 발견돼 많은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대한당구연맹이 김경률의 사인을 실족사로 공식발표했다.


대한당구연맹은 23일 "김경률이 22일 오후 3시 15분경 덕양구 화정동 자택 11층 베란다 창문 밖으로 떨어져 사망했다"며 "김경률은 베란다를 정리하던 도중 실족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경률이 사망한 이 아파트 20층에는 김경률의 부모님이 살고 있으며, 김경률은 명절을 맞아 부모 집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사고 당시 김경률의 부모님은 잠이 들었고, 김경률의 가족은 이미 집으로 돌아간 상태였다.

김경률의 갑작스런 죽음에 사인을 놓고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자살에도 무게가 실렸다.

김경률은 최근 개인적으로 시작한 당구 용품사업이 잘 되지 않았고, 당구 경기에 방해가 됐던 눈 떨림 현상을 고치기 위해 2013년 받은 뇌신경 수술로 인한 슬럼프를 벗어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고, 약 2주 전에는 33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당구 관련 업체 이완 시모니스와 후원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김경률이 자신의 생일을 불과 하루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연맹 측은 김경률의 자살 가능성을 낮게 봤다.

김경률은 비교적 늦은 나이인 16세에 당구를 시작해 프로 데뷔 첫해(2003년) SBS 당구대제전, SBS 왕중왕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국내랭킹 1위에 등극한 김경률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했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그리고 2010년 수원 월드컵과 터키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당구의 기린아로 이름을 드높였으며, 2011년엔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랭킹 2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경률이 이날 세상을 떠남에 따라 당구 팬들은 그의 플레이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대한당구연맹은 "모든 당구인과 함께 한국당구의 세계화에 앞장섰던 김경률의 영면(永眠)에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고인의 빈소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697-24번지에 위치한 명지병원장례식장 특9호실이며, 발인은 오는 26일 오전 5시 3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