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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의 틱, 택, 톡] 설, 황사 그리고 박근혜 정부 3년차

김재동의 틱, 택, 톡 머니투데이 김재동 기자 |입력 : 2015.02.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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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사진=뉴스1
황사./ 사진=뉴스1
“그래 넌 담배값이 얼마나 올라야 끊을텨?”

설연휴에 찾아뵌 여든 일곱의 아버지가 쉰 넘은 막내에게 회심의 일격을 날리신다. “끊으려고 줄이고 있어요” “끊으려면 딱 끊어야 되는 겨. 아부지 봐라. 60년 넘게 피워오던걸 단번에 딱 끊지않냐” 노인네의 귀여운 왜곡이다. 내 기억으론 2005년 심장수술을 받으신 후 마지못해 끊으신 건데 마치 자의로 결단해 끊으신 양 말씀하신다.

담배란 단어가 당신의 어렵고 억울했던 옛 시절을 연상시킨 모양이다. “파랑새란 담배가 있었다. 젤로 싼 담밴데 담뱃곽이 하얬어. 그걸 한 갑 사면 곽이 꺼매지도록 들고 다녔지.” 집에선 시래기를 말아 피시고 파랑새는 의전용으로 들고 다니셨단 말씀. 이야기는 억울함으로 이어진다. 당시 연배론 키가 크신 편이셨던 아버지가 얻은 신혼 셋방은 가로로도 세로로도 당신이 발을 뻗고 주무실 수 없을 만큼 좁아 항상 대각선으로 주무셨단다. 그리고 그 집으로 찾아드는 불청객들과 끊이지 않는 집안 애사에 파랑새 담배 한 갑을 그토록 아껴가며 좀 모아놓은 돈은 홀랑홀랑 날리기 일쑤고.. “어떻게 살라는 건지 앞이 까맣고 숨이 턱턱 막혀. 갠신히 갠신히 꾸역꾸역 버틴겨”

설 연휴 마지막 날 잠결에 먼지 냄새를 맡았다. 날이 풀린 탓에 어딘가 제대로 여미지 못한 창문이 있었던 모양이다. 먼지 냄새에 잠을 깨 담배 한 대를 피우겠다고 나와 보니 세상이 뿌옇다. 지독한 황사였다. 숨이 턱턱 막히는..

그리고 그날부터 3일 간 도심은 누르둥둥했다. 담배도 끊지 못한 주제임에도 숨쉬기가 주저스러워지는 나날들. 박근혜대통령의 취임 2주년인 25일이 돼서야 겨우 황사가 사라졌다.
지난 25일 취임 2주년을 맞아 박근혜대통령이 청와대 직원조회에서 환하게 웃고있다./사진= 청와대 페이스북
지난 25일 취임 2주년을 맞아 박근혜대통령이 청와대 직원조회에서 환하게 웃고있다./사진= 청와대 페이스북

25일 박근혜 대통령은 별도의 기념행사 대신, 청와대 전 직원이 참석하는 ‘직원조회’를 열었다. 이 자리서 박 대통령은 “우리가 평생을 살면서 여러 가지 다양한 일 들을 할 수 있겠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는 자리에서 일하는 것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특별한 기회”라며 “우리가 노력한 만큼 국민의 삶이 바뀌고, 하고 있는 일 하나하나가 대한민국의 역사를 만드는 일이라는 충정심을 갖고 ‘심기일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날 시내 여기저기서 박대통령을 비방하는 전단지가 뿌려지기도 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3년 전인 지난 2012년 12월 마지막 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64.4%에 달했다. 그리고 2년 만에 지지율은 반토막 나 30%대에 머물고 있다. 지지율 하락세가 가파르다. 이같은 추락에는 이유가 있다. 언론이 지적하고 전문가가 우려하는 많은 이유들. 그리고 그런 이유들 중엔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는 자리에서 일하는 것이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특별한 기회’임을 망각한 인사들의 귀책사유가 상당부분이다.

2014년에 이어 2015년도 대한민국엔 숨이 턱턱 막힌 채 꾸역꾸역 살아가는 국민들이 많다. 3년차에 접어든 박근혜 정부가 이런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 제대로 봉사해주길 바란다. 여전히 대한민국은 김종길 시인이 ‘황사현상’서 말한 것처럼 목이 타고 있다. 앓는 대지를 축여줄 봄비는 언제나 오려나.

그날 밤 금계랍같던 눈이 내리던 오한의 땅에/ 오늘은 발열처럼 복사꽃이 핀다/ 목이 타는 봄가뭄, 아 목이 타는 봄가뭄,/ 현기증나는 아지랑이만 일렁거리고/ 앓는 대지를 축여줄 봄비는 오지않은 채/ 며칠째 황사만이 자욱히 내리고 있다. -김종길 ‘황사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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