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경총회장 "일자리 창출위해 노총과 접점 찾겠다"

박병원 신임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26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6대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마친 뒤 환하게 미소짓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26일 공식 취임한 박병원 제6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총과 함께 할 수 있는 공통분모와 공통접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46회 경총 정기총회에서 공식 취임한 뒤 기자들과 만나 "(그렇게 하기 위해) 적대적 노사관계를 해결해 나가도록 서로 노력해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회장은 특히 적대적 노사관계 해결을 위해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3년 간 지냈던 은행연합회장 때 금융노련과 임단협(임금·단체협상)을 한 경험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적대적 관계가 하루 사이 사라질 수 없겠지만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을 비롯해 잘 알고 지내던 분들이 노총에 많아 마음이 놓인다"며 "적대적이라는 용어를 안 쓸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이 취임사를 통해서도 특히 강조한 부분은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이었다.


박 회장은 취임사에서 "성장의 과실과 고른 분배라는 선순환의 연결고리에 문제가 생긴 것은 1998년 외환, 금융위기 때부터인 것으로 생각된다"며 "(특히) 경제 성장이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에 일자리 창출에 대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생각과 판단의 잣대를 일자리 창출에 두도록 정부 뿐 아니라 경총과 노총도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이 취직되지 않는 것은 빈부격차 확대와 내수부진, 인구 감소 등 모든 경제사회적 악순환의 뿌리"라며 "우리가 조금 덜 벌더라도 우리 아이들이 좀 더 벌 수 있게 할 수 있다면 노·사 어느 쪽이 양보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노총과 경총이 노사문제를 다룰 때 현재의 근로자와 경영자 입장만 생각하지 않고 실직자와 취직하지 못한 젊은이들의 입장을 충분히 감안한다면 많은 노사관계의 쟁점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어 △경직된 노동시장 및 이중구조 문제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임금체계 개편 등을 일자리 창출에 부정 영향을 미치는 중대 현안으로 꼽은 뒤에는 경총의 향후 비전 3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노동시장 구조를 미래지향적으로 개편하겠다"며 "임금체계의 비효율성 개선과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등으로 노동시장의 활력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노사정 논의에 책임의식을 갖고 법·제도와 관행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설명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균형 있는 제조업과 서비스산업의 발전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인 9%를 기록했다"며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경제 성장의 최종 목표이며 최고의 복지, 사회통합을 위한 핵심 가치"라고 말했다.

방법론으로는 1991년부터 2009년까지 136만개가 준 제조업 일자리 외에도 금융·의료·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이끌어 내수기반 확충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견인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또 노사관계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대립과 갈등의 노사관계를 종식시키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새로운 노사관계, 경쟁력 있는 노사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회원사에게는 "경총이 단순 재계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며 "든든한 협력자로 때로는 쓴 소리도 마다않는 조력자로 기업이 필요할 때 곁에 있는 경총이 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다음 주부터 노총과 본격 회동을 가지며 경총 회장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임금피크제 등 향후 노사과제가 산적해 박 회장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