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민감주 공매도 '줄손실', 앞으로도?

최근 한 달간 대외악재가 해소돼 코스피가 상승국면에 접어들면서 경기민감주를 공매도했던 투자자들의 손실이 최고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외국인들이 조선·건설 등 낙폭과대 업종을 순매수하며 주가가 올랐고 자연스레 공매도 수익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


26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최근까지 코스피가 마지막으로 1900이 깨졌던 지난달 16일(1888.13) 이후 이날까지 공매도 상위 30위 종목에는 삼성중공업 (9,630원 ▲90 +0.94%)(1위) 대우조선해양 (32,700원 ▼600 -1.80%)(2위) 대우건설 (3,635원 ▼10 -0.27%)(3위) GS건설 (14,410원 ▲140 +0.98%)(14위) 삼성엔지니어링 (24,750원 ▼950 -3.70%)(15위) 등 조선·건설주들이 대거 눈에 띈다. 한진해운 (12원 ▼26 -68.4%)(7위) 아시아나항공 (10,530원 ▼280 -2.59%)(28위) 등 물류주와 한화케미칼 (24,900원 ▼600 -2.35%)(12위) S-Oil (76,800원 ▲1,400 +1.86%)(25위) 등 정유·화학주도 순매도 상위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30개 종목 중 현재까지 실제 주가가 빠진 종목은 7개에 불과하다. 주식을 빌려 미리 팔고 향후 시점에 주식을 되갚는 과정에서 시세차익(판 가격 - 산 가격)을 거두는 공매도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주가가 빠져야만 이익을 본다. 나머지 23개 종목을 공매도한 투자자는 손실을 면치 못했다는 얘기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달 16일 이후 이날까지 평균 공매도 가격은 1만8467원으로 이날 종가(2만250원) 대비 9.65% 더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대우건설 공매도 평균가는 6576원으로 이날 종가(8030원) 대비 22.11% 낮다.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공매도 평균가가 각각 현재가 대비 24.82%, 28.87% 낮다. 해당 기간 공매도 투자자의 평균 손실률이다.

이 기간 주가가 빠진, 즉 공매도 투자자에게 수익이 발생한 종목으로는 현대상선 (15,500원 ▲840 +5.73%), 미래산업 (2,180원 ▼140 -6.03%), LG디스플레이 (9,930원 ▼120 -1.19%), LG유플러스 (9,690원 ▲10 +0.10%), SK하이닉스 (173,300원 ▼9,000 -4.94%), 신성솔라에너지 (2,120원 ▼110 -4.93%), 신한지주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종목의 공매도가격과 현재주가의 격차는 평균 1%대에 불과하다. 공매도 수익률이 가장 큰 종목은 신성솔라에너지로 5.76%다. 공매도를 위한 대차과정에 소요되는 수수료율 등을 감안할 경우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5.56%)보다 되레 낮을 수도 있다.


지난해 4분기만 해도 경기민감주들에 대한 공매도는 쏠쏠한 수익이 발생했다. 지난해 9월30일 이후 올해 코스피 연저점 1882.45를 기록한 1월6일 전까지 공매도 1위는 역시 삼성중공업이었는데 이전까지 3개월여간 공매도 평균가는 2만3316원이었다. 1월6일 종가(1만8200원) 기준으로 공매도 투자자가 주식을 상환할 경우 이 투자자는 28%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대우조선해양, 한화케미칼, 대우건설, GS건설 등에 대한 공매도 투자자 역시 10%대에서 40%에 이르는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미국 금리인상 우려에 따른 글로벌 자금원 수축 및 유가급락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우려 심화, 그렉시트(그리스 유로존탈퇴) 등 불확실성 고조 등 대외악재가 한창 심했을 때의 이야기다.

하지만 1월 하순을 지나며 과거 5개월여간 코스피 발목을 잡아왔던 불확실성은 하나씩 해소되거나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외국인도 본격적으로 코스피의 문을 두드리는 모습이다.

지난 13일 이후 이날까지 코스피가 7거래일 상승하는 동안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총 9400억원에 이른다. 이 기간 외국인 매수상위 30위 종목에는 △ SK하이닉스 등 IT종목과 △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주 △ LG화학, SK이노베이션, 롯데케미칼 등 정유화학주 △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주 △대림산업, 삼성물산 등 건설주가 대거 눈에 띈다.

관건은 이들 경기민감주에 대한 공매도 투자가 앞으로도 손실을 볼지, 즉 경기민감주의 주가상승이 추가적으로 이어질지 여부다. 올들어 코스피가 4.05% 오르는 동안 한국거래소가 분류한 KRX 건설업, 에너지화학 섹터지수는 19%대 수익률을 기록했고 조선업지수도 6.7% 오른 바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경기 민감업종의 추가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면서 "올해 들어 많이 올랐다고 하더라도 지난 3년간 약세흐름이 지속돼 온 만큼 추가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