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금리'에 휘둘린 주식시장, 과거 살펴보니…

뉴욕증시가 모처럼 ‘금리’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이번 주 뉴욕증시의 최대 화두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이었다. 지난 이틀간 옐런 의장에 사로잡혀 있던 증시가 본모습을 되찾았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3.12포인트(0.15%) 떨어진 2110.74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 지수는 10.15포인트(0.06%) 하락한 1만8214.42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20.75포인트(0.42%) 오른 4987.89로 장을 끝냈다.

이번 주 주식시장의 최대 화두는 역시 금리인상 시점이었다. 옐런 의장은 이틀간의 국회 청문회에서 연내 금리인상을 시사하면서도 최소한 앞으로 두 차례의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시장 참가자들이 옐런 의장의 발언에 환호한 덕분에 주가가 급등하며 사상 최고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엄밀히 말하면 금리인상 여부에 따라 시장이 움직였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하지만 금리인상이 반드시 주가 하락요인은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반대로 금리인상 시점이 늦어지는 것 또한 주가에 호재가 아니라는 의미도 된다.


S&P캐피탈 IQ의 샘 스토발 주식 전략가는 금리인상과 주가의 향방에 대해 재밌는 분석을 제시했다. 지난 1946년부터 금리인상 이후 S&P500 지수 추이를 분석한 결과 금리 인상이 반드시 주가를 떨어트리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실제로 총 16번의 금리인상이 이뤄졌고 3개월 이후 S&P500 지수가 떨어진 것은 총 11번이었다. 평균 주가지수도 1.5% 하락했다. 하지만 금리인상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는 오히려 주가가 상승한 경우가 10번으로 더 많았다. 주가지수도 평균 4.8% 상승했다.

하지만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과 같은 초저금리 상황과 같았던 적이 없기 때문에 ‘과거 비교’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옐런 의장의 발언에 대해 다른 해석도 나온다. RW 베어드의 부르스 비틀즈 수석 투자전략가는 “연방준비제도가 연내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연준은 신뢰를 잃어버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금리를 인상한 이후 경기가 나빠져 다시 금리를 내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절대로 원치 않는다는 얘기다.

옐런 의장의 임무가 주식시장을 띄우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살펴볼 대목이다. 옐런 의장의 임무는 시장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더라도 대비를 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급격한 금리 인상을 막는 동시에 투자자들이 금리인상을 경제성장으로 받아들여 주식시장의 호재로 작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비관론자로 유명한 알버트 에드워즈 소시에떼 제네랄의 수석 전략분석가는 “경제 지표들이 악화되고 있고 주식시장과 경제지표 사이의 인과관계도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주식시장이 최근 수차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는데 무엇인가 큰 것을 놓치고 있는 느낌”이라며 “제 정신을 가지고 있는지 의심이 들기 시작하는 대목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