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이완구 총리 고향서 '코드山行' 논란

머니투데이

세종=정혁수 기자

총리실 소속 공무원들로 구성된 '총산회' 회원들이 올해 첫 시산제를 당초 예정했던 대둔산 대신 이완구 총리의 고향인 충남 청양 칠갑산으로 바꿔 '코드산행'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은 칠갑산을 찾은 등산객들 사진으로 기사내용과 관계 없음)

이완구 총리가 국정 챙기기 행보에 본격 나서고 있는 가운데 총리실 직원들로 구성된 ‘총산회(총리실산악회)’ 회원들이 올해 시산제를 당초 예정했던 전북 대둔산 대신 이 총리 고향인 충남 청양 칠갑산에서 치르기로 해 ‘코드 산행’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국무조정실, 총리비서실 등에 따르면 총산회 회원들은 올해 안전한 산행과 총리실의 발전 등을 기원하는 시산제를 오는 7일 충남 청양 칠갑산에서 치른다. 시산제(始山祭)는 해마다 새해가 시작될 무렵에 산을 지키고 보호하는 신에게 지내는 제사다.

시산제는 당초 지난 1월 중 열릴 계획이었지만 지난해말부터 정홍원 전 총리의 교체설 등이 돌면서 미뤄졌다. 정 전 총리의 유임설이 힘을 얻자 2월초 전북 무주 대둔산에서 열기로 결정됐었지만 총리 교체로 시산제 일정 자체가 연기됐다. 총리 내정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등으로 총리실이 바빠졌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이완구 내정자가 국회 인준을 통과하고 총리에 취임하면서 그동안 미뤄졌던 시산제는 오는 7일 칠갑산에서 치르게 됐다.

충남 청양군은 주변 풍경이 뛰어나 ‘충남의 알프스’로 불리우는 곳으로 해발 561m 높이다. 지난 1973년 충남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칠갑산은 부근에 장곡사 등 명소와 인공 저수지인 천장호가 위치해 있다.총산회 관계자는 “칠갑산의 풍경이 뛰어나고 등산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 시산제를 겸한 산행을 이 곳에서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초 시산제를 치르기로 했던 장소가 대둔산 대신 칠갑산으로 바뀌면서 ‘코드산행’ 논란이 일고 있다. 칠갑산이 충남의 명산이기도 하지만 이완구 총리의 고향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충청도 출신 국무총리가 탄생한 것을 두고 지역 주민들이 크게 기뻐하는 것은 이해 못할 일이 아니지만 공무원들까지 장소를 바꾸면서까지 이 총리의 고향 산을 찾아가는 모습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세종청사 정부부처 한 공무원은 “시산제 장소를 바꾸면서까지 이 총리의 고향을 찾아가는 모습이 자연스러워 보이지는 않는다”며 “발이 아파 등산도 못하시는 총리인데 소속 공무원들이 자신의 고향에서 시산제를 지낸다고 하면 총리의 맘도 편치많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