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김영란법, 3일 처리 추진"…수정안 합의가 변수

머니투데이

진상현 이현수 박경담 기자

새누리당이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등의 금지에 관한 법률) 처리와 관련해, 원내지도부가 여당과 수정 협상을 진행한 뒤 오는 3일 본회의 표결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여야 지도부 협상 결과에 따라 현 정무위안 표결, 수정안 표결, 추가 논의 등 김영란법의 향방이 정해지게 됐다.

새누리당은 1일 오후 7시부터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김영란법 처리에 대한 당내 의견을 수렴했다. 토론에서는 연좌제 등 일부 부분을 수정하더라도 2월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쪽과 문제를 알면서 통과시키기 보다 다소 늦어지더라도 보완을 해서 처리하자는 의견이 팽팽해 맞섰다. 이날 소속 의원 110여명이 참석해 30여명이 발언하는 등 치열한 토론이 전개됐다. 의견이 한곳으로 모아지지 않자 결국 원내지도부에 김영란법 처리를 일임하는 것으로 결론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의총 마무리 발언을 통해 "청렴사회를 만들자는 김영란법의 입법취지는 전적으로 찬성한다"면서 "다만 위헌요소가 있는 부분은 수정해야 하고 적용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거나 모호하면 오히려 법의 실효성을 떨어뜨릴수가 있고 서민경제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법의 본래 입법취지인 공직자의 청렴성 강화에 맞춰 요건과 법위를 구체화하고 수정하여 빠른 시간내에 통과시키기 위해서 법사위에서 소임기능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결론적으로 야당하고 협상을 해서 최대한 (3일) 표결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몇 가지 분명한 위헌 조항이나 독소조항을 수정하면 바로 3월3일 표결에 들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내일 아침부터 당 최고위원회의와 야당과 협상을 해보고 화요일 아침에 의총까지 거치면 완전히 우리당 의견이 모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소 조항이나 위헌 조항으로는 가족끼리 고소고발 하게 한 부분이나 가족의 범위를 너무 넓힌 것, 부정청탁의 모호한 개념 등에 대한 우려가 주로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원내대표는 "제일 의견이 많았던 것은 부모 자식간 사실상 고발하도록 한 것"이라며 "또 위헌시비 표현을 좀 더 수정한다든지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사립학교, 언론사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 것에 대해서는 "크게 의견들이 없었다"며 "그대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특위 적용범위와 관련해서는 현재 안에 없는 시민단체를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이 일부 수정 후 처리로 가닥으로 잡으면서 여야간에 수정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느냐에 따라 김영란법의 운명을 좌우할 전망이다. 수정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는 현행 정무위안을 놓고 표결을 하는 방안과 다음 국회에서 논의를 이어가거나 협상 시한 연장한 후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김영란법을 처리하는 방안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여야가 김영란법과 관련해 합의하지 못할 경우 법사위 차원에서라도 (현 정무위안을 놓고) 표결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저희가 마다할 일은 아니다"면서도 "야당과 합리적 대화돼서 조정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무작정 미루거나 4월로 미루는 게 국민들이 너무 멀다고 느끼면 3월에 (원포인트 국회를 열어) 처리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는데 그건 여야간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