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영란법 원내지도부에 일임…"일부 조항 수정"(종합)

(서울=뉴스1) 김유대 기자,김영신 기자 =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5.3.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새누리당은 1일 밤 의원총회를 열어 난상토론 끝에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2월 임시국회 처리 문제를 원내지도부에 일임키로 결정했다.

가족의 범위와 가족에 대한 불고지죄, 부정청탁 개념 모호성, 위헌성 등 의원총회에서 공통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일부 조항은 수정을 위해 원내지도부가 야당과의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그동안 문제가 제기됐던 언론인과 사립학교 등 민간 영역의 김영란법 적용 조항에 대해선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별다른 논의가 없었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3일)를 하루 앞둔 2일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등 야당 원내지도부와 김영란법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밤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야당과 협상해서 최대한 표결 처리키로 했다"고 논의 결과를 전했다.


유 원내대표는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고, 몇가지 분명한 위헌 조항과 독소조항을 수정하면 바로 3일 본회의 표결 처리에 들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내일(2일) 아침 당 최고위원회 보고와 야당과 협상을 해보면 3일 오전 의원총회까지 당의 의견이 모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밤 3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의원총회에는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재적의원 158명 중 110명 가량이 참석했고, 36명이 발언자로 나서 열띤 토론을 펼쳤다. 김영란법 처리에 대한 찬반 의견은 비등하게 엇갈렸다.

김영란법의 취지에는 대부분 의원들이 공감했지만 일부 조항의 수정 여부를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김영란법의 즉시 처리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김영란법이 부정부패 문제를 척결하는 시대정신을 담고 있기 때문에 2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하고, 시행 이후 문제가 있다면 그때가서 개정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영란법 처리에 대해 신중론을 펼친 의원들은 검찰 등 수사기관의 과도한 권한 집중 문제와 위헌성 등을 거듭 지적했다.

검사 출신의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적용대상이 광범위하고 금지행위의 한계가 뚜렷하지 않게 되면 수사기관의 표적수사, 자의적 법집행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법집행기관에 대한 과도한 권한집중과 국가기관의 사적 영역에 대한 통제 심화 등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선인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도 "입법 취지는 공감하지만, 지금 상태의 법은 포퓰리즘"이라며 "많은 부분이 현행법을 지키는 것으로도 가능한데 김영란법만이 선(善)인 것처럼 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언에 나선 대부분의 의원들은 연좌제를 이유로 김영란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민법상 가족'의 범위와 가족간 불고지죄 문제는 일부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영란법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 통과안은 직무 관련성이 있는 공직자의 부모와 아내, 아들, 딸 등 민법상 가족이 금품을 수수할 경우에 해당 공직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가족이 100만원을 초과하거나 연간 누적액이 300만원을 초과한 금품을 수수할 경우 해당 공직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수수 금품 5배 이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고, 100만원 이하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간의 논의 과정에서도 가족에 대한 법 적용과 관련해 공직자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범법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등 연좌제 문제가 제기돼 왔다.

새누리당은 일단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인 3일 본회의 처리를 시도할 예정이지만, 일부 조항의 수정 결과에 따라 김영란법 처리가 다음 회기로 넘어갈 공산도 크다.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론 협상 시간이 충분하지 않을 것 같다"며 "일단 처리 후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 수정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야당이 동의하지 않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없다는 주장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마무리발언에서 "청렴사회를 만들자는 김영란법의 입법 취지는 전적으로 찬성한다"면서도 "다만 위헌요소가 있는 부분은 수정해야하고, 적용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거나 모호하면 오히려 법의 실효성을 떨어뜨릴수가 있고, 서민경제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김 대표는 또한 "이 법의 본래 입법 취지인 공직자의 청렴성 강화에 맞춰 요건과 법위를 구체화하고 수정해 빠른 시간내에 통과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 법사위에서 소임을 다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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