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주거니 받거니'…늘고 있는 '교집합' 왜?

삼성전자가 1일 공개한 '갤럭시S6'

'혁신의 정점인가, 또 다른 혁신의 시작인가'


스마트폰 글로벌 맹주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신제품간 공통분모가 늘고 있다.

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삼성 언팩 행사에서 공개된 '갤럭시S6'는 애플 아이폰과 같은 일체형 바디 디자인을 채택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갤럭시A5·A7 등 중저가형 모델에 일부 일체형 메탈 디자인을 적용했지만, 주력 스마트폰인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전작들은 모두 뒷면 케이스를 여닫을 수 있는 분리형 디자인을 고집해왔다.

이는 최대 경쟁사인 애플 아이폰과의 차별화 요소로도 부각돼왔다. 추가 배터리로 갈아끼울 수 있고, 마이크로SD카드를 장착할 수 있는 등 분리형 디자인만의 여러가지 장점들이 소비자들에게 먹혀왔던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주력 제품에 처음으로 일체형 바디 디자인을 채택한 것을 두고 삼성의 가장 큰 모험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일부 소비자들의 이탈 우려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일체형 디자인을 적용한 것은 왜일까. 무엇보다 이번 신제품 개발에 디자인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전작인 '갤럭시S5'가 당시 신선했던 방수 기능과 사양 업그레이드에도 불구하고 다소 퇴보한 디자인이 매출 부진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반면 이번에 공개된 '갤럭시S6'는 메탈과 글래스 소재를 적절히 전체 바디 라인에 적용해 이제껏 출시된 제품 디자인 가운데 가장 수려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분리형 디자인을 채택했다면 이같은 디자인을 구현하는데 한계가 많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용자들이 뒷면 케이스를 편하게 여닫게 하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재질 외에는 이렇다 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갤럭시 A5, A7에 대한 평가가 나쁘지 않았다는 점도 삼성이 일체형 디자인을 채택하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대신 이로 인해 발생하는 배터리 사용상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한 삼성은 여러 가지 보완책을 내놨다.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에 무선 충전기술을 내장해 별도의 무선충전 커버 없이 무선 충전 패드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충전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인 것. 게다가 이 날 삼성은 유선 충전 역시 애플과 비교해 2배 이상 빠르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애플도 마찬가지다. 아이폰 첫 제품 출시 이래 4인치대 작은 디스플레이만 고집해오던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6와 아이폰6+을 출시할 때 4.7인치와 5.5인치로 화면 사이즈를 키웠다.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통해 삼성이 주도해온 5인치대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이 기대이상으로 커져 버렸기 때문. 결국 "스마트폰은 한손에 잡을 수 있어야한다"고 말했던 스티브 잡스 생전 애플의 철학을 버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로 꼽힌다.

디자인 뿐 아니라 양사의 신(新) 플랫폼 전략도 비슷해지고 있다. '아이폰6'와 '갤럭시S6' 모두 새로운 '모바일 결제수단'을 탑재했다. 애플이 '아이폰6' 출시와 더불어 근거리통신(NFC) 기반의 결제수단 '애플 페이'를 내놓자, 삼성이 NFC 뿐 아니라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바코드 방식을 지원하는 '삼성 페이'로 맞대응한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품업체간 경쟁으로 스마트폰 사양이 충분히 고사양화된 상황에서 과거처럼 전작과 비교해 뚜렷한 '혁신'을 이뤄내기 어려운 구조"라며 "글로벌 시장을 이미 평정했던 양사의 남아 있는 혁신분야를 꼽으라면 서로 간의 장점 영역일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자연스럽게 교집합이 형성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양사간 제품 차별화 전략도 병행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 애플은 여전히 LCD 디스플레이를 고집하고 있는 반면, 삼성은 반대로 아몰레드(AMOLED)로 디스플레이를 진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갤럭시S6의 경우, 자체 개발한 64비트 옥타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1600만 화소 및 조개값 F1.9 수준의 밝은 렌즈를 채택하는 등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사양으로 재무장했다. 적어도 제품 하드웨어 사양 면에서는 경쟁사를 압도하겠다는 의지가 읽혀진다.

여기에 양면 엣지를 적용한 '갤럭시S6 엣지'를 내놓은 것도 또 다른 방식의 제품 차별화 전략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