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호 검찰피소 소식에 LG·효성 "우리와 무관" 선긋기

범 LG가 3세 구본호(사진)씨가 사기와 횡령 혐의로 검찰에 피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혈연인 LG그룹을 비롯해 게임사업 동업관계인 효성이 그와의 '선긋기'에 나섰다.

2일 재계와 검찰, 일부 언론에 따르면 구본호씨는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기업의 기부금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하는가 하면 투자를 미끼로 사기를 벌인 혐의로 검찰에 피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만 검찰엔 아직 고소장이 접수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우편으로 고소장을 접수할 경우 검찰이 접수하는데는 일정기간 시간이 걸린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A씨는 구씨가 한 시민단체(NGO)에 자신이 대주주인 회사 명의로 10억원을 기부한 뒤 7억원을 되돌려 받았다며 구씨를 고소했다. 해당 NGO 이사장의 자녀이기도 한 A씨는 구씨가 자신의 회사에 5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한 뒤 수차례에 걸쳐 10억여원과 고급 수입차, 휴대전화 등을 받아갔다고도 했다.

구씨는 LG 창업주 고 구인회 회장의 동생 구정회 고문의 손자로, 불미스런 일로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린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주가조작으로 100억원대 시세차익을 올린 혐의로 기소돼 2012년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사회봉사200시간을 선고받았다.


그해 미국 국적자라는 이유로 주식양도세 20억원을 내지 못하겠다고 낸 조세심판 청구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 최근엔 구씨가 최근 매입한 건물의 세입자들이 계약기간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퇴거시키려해 '갑질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구본호씨 피소 소식이 알려지면서 LG 그룹 측은 곤혹스런 표정이다. 구씨가 구본무 회장의 6촌이긴 하지만 그룹과는 무관한 인물인데도 '범LG가(家)'로 묶여 LG그룹에 부정적 이미지를 계속 심어주고 있어서다.

LG그룹 관계자는 "구본호씨가 지분을 보유했던 범한판토스는 설립 당시부터 LG그룹과는 별개로 세워져 운영돼 왔다"며 "이번 사건은 LG그룹과는 별개"라며 거리 두기에 나섰다.

다만 구 씨 모자가 보유했던 범한판토스 지분을 올해 초 LG상사가 인수키로 결정했다는 점은 부담으로 남는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거래로 LG그룹 자금이 구씨 측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완전한 선긋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구씨가 효성가 3세 조현준 사장과 동업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효성도 진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달 초 조 사장이 대주주인 갤럭시커뮤니케이션즈(이하 갤럭시아컴즈)는 구씨 및 효성ITX와 게임업체 '액션스퀘어' 지분 5.2%를 120억원에 매입했다.

효성 측은 조현준 사장이 직접 투자에 나서지 않아 구본호씨와 조 사장의 관련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효성 관계자는 "관계사들이 필요에 의해 단순투자에 나선 것으로 안다"며 대주주와 연계성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