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도 '반값 복비' 상반기 도입 물건너가(상보)

머니투데이

박성대 기자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의회 별관 앞에서 열린 '서울시 부동산 중개보수 조례개정 촉구를 위한 소비자단체 긴급 캠페인'에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이들 소비자단체는 주택 매매나 임대시 소비자 부담이 줄어들도록 서울시의회가 부동산 중개보수 상한요율을 낮추는 부동산 중개보수 조례 개정안을 의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사진=뉴스1

빠르면 오는 4월 시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서울시내 부동산 '반값 중개수수료' 도입이 무산됐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의 '주택 중개수수료 개정조례안'이 2일 열린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도계위)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본의회 상정이 미뤄져서다.

이번 상정 연기로 인해 빠르면 다음 회기인 4월7일부터 재심의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다음 회기 본회의에 상정돼 순차적으로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사실상 6월에나 시행이 가능하지만 그나마 다음 회기 일정은 정해진 게 아무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시의회는 우선 이달 30일 부동산 중개수수료 개정 관련 공청회를 개최해 의견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이날 시의회 도계위는 상임위를 통해 개정 조례안을 상정, 심의를 진행했지만 "심도있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양재대 시의회 도시관리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6억~9억원 매매, 3억~6억원 임대차 구간 신설에 대해선 매매가와 전세가의 중개수수료 역전현상 해소 등의 공감대가 있었지만, 상한요율과 고정요율제 중 어느 것을 채택하느냐에 대해선 소비자단체와 중개협회가 이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의회는 반값 중개수수료 시행을 위한 속도전 대신, 제도 시행 여부 등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보여 이번 도계위 심의 통과가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당초 지난달 변동요율을 고정요율화하려던 경기도의회가 시민들의 거센 반대로 풍파를 겪은 적이 있어 이번 서울시의회 심의에 관심이 집중됐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 '부동산 중개보수 체계 개선안'을 통해 '6억원 이상 9억원 미만 주택 매매때는 수수료를 0.5% 이하', '3억원 이상 6억원 미만의 전·월세 임차때는 0.4% 이하'의 요율을 각각 적용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6억원 이상 주택 매매시 0.9% 이하에서 중개사와 의뢰인이 협의하고 3억원 이상 전·월세 임대차 때는 0.8% 이하에서 협의해 결정하도록 했다.

정부안대로 신설된 가격 구간의 주택을 거래할 경우 세입자와 집주인의 수수료 부담이 이전보다 최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공인중개사협회 등 개업공인중개사들의 강한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도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서울은 개편안의 대상이 되는 중고가 주택이 밀집돼 있어 이번 조례 개정의 파급 효과가 가장 큰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매매가 6억원 이상∼9억원 미만 주택 비중은 지방의 경우 0.2%에 불과하지만, 서울은 16.6%에 달한다. 전셋값 3억원 이상∼6억원 미만 주택의 비중도 지방은 0.6%인데 비해, 서울은 25.4%로 조사됐다. 앞서 강원도는 이미 정부 권고안대로 중개보수 체계를 개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