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메탈 워크아웃…개인투자자 1000명 '발동동'

/그래픽 제공=유정수 디자이너

동부메탈의 주채권은행이 회사의 유동성을 우려해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회사채 개인투자자 1000여 명의 원리금 손실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부메탈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워크아웃을 추진하기로 하고 오는 5일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워크아웃은 사채권자의 만기연장 동의를 얻어 진행하는 조건부 워크아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부메탈이 가진 금융권 여신은 총 2500억원 상당이고 만기 상환 이전인 회사채 물량은 총 2220억원이다. 여신 채권자와 회사채 채권자가 거의 비슷한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채 가운데 380억원은 개인투자자 물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개인투자자는 약 11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일반적인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워크아웃은 개인투자자의 회사채 원리금은 대부분 보전해줬다. 반면 하나은행은 워크아웃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자금지원이 모두 회사채 투자자에게 돌아갈 것을 우려해 회사채 투자자에게 원금상환 유예를 결의하도록 조건을 내걸었다. 문제는 회사채 투자자가 감내해야 하는 부담이 원금상환 기일 연장에만 그치는지 여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회계법인이 동부메탈에 대한 기업 실사를 진행 중"이라며 "실사가 끝나야 채무재조정 방안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또 "채무재조정 내용은 사채권자집회 개최 공고가 날 때 집회에서 다뤄질 의안이 포함될텐데 그 때 만기를 연장하는 수준에서 협약이 이뤄질지, 만기 금리가 인하되는 방인이 포함될지, 아니면 출자전환까지 감내해야 할지 등이 결정될 것"이라며 "그 이전까지는 어느 수준에서 고통 분담이 이뤄질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사채권자집회는 회사채 발행사가 집회 3주 전에 회의 목적에 대해 회사 홈페이지와 신문 등에 공고하도록 돼 있다. 금액 기준으로 출석자의 2/3 이상이 동의하고 총 채권액의 1/3 이상이 동의해야 안건이 통과된다. 안건이 통과되지 않아 워크아웃이 개시되지 않으면 법정관리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진다.

자산매각을 통해 원리금 대부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담보부채권에 대한 안정성도 확답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동부메탈13호 채권과 동부메탈15호는 각각 700억원 규모의 대전 및 인천 소재 토지, 3200억원 규모의 강원도 동해 공장 등을 담보로 설정했다.


한 채권업계 관계자는 "공시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담보자산의 가치가 채권의 가치보다 크기 때문에 평가액에 큰 변동이 없는 이상 담보부 채권은 자산 매각으로도 채권투자자들에게 원리금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동부메탈 15호는 담보물건이 기업 활동과 직접 연관이 있는 공장이어서 매각이 가능할지 의문인데다 1,2순위 채권자가 각각 하나은행과 한국정책금융공사여서 이들의 동의도 얻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메탈 관계자는 "일반 회사채 투자자의 경우 만기 유예만으로 부담을 한정하도록 노력하겠지만 사채권자집회가 열리기 전까지 그 어떤 내용도 확답할 수 없다"며 "담보부 사채에 대한 부분 역시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나이스신용평가는 동부메탈의 채무상환능력이 악화됐음을 반영해 동부메탈 무담보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에서 CCC로 하향조정했다. 아울러 담보부채권에 대해서도 B에서 CCC+로 두 단계 강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