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60%, 모바일 인터넷 포기하느니 커피·술 안마셔

모바일 인터넷 대신 포기할 미디어와 라이프스타일(한국 사용자)/자료제공=구글코리아

"모바일 인터넷 포기하라고요? 매년 500만 원을 주면 포기할게요."

3일 구글코리아는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모바일 인터넷 경제의 성장' 보고서를 소개했다. BCG는 전 세계 13개국 모바일 인터넷 경제에 대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모바일 경제 현황과 모바일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가 모바일 서비스를 포기하는 데 따른 대가는 약 4500달러(약 5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를 들어 한 이용자에게 "얼마를 보상해줬을 때 1년 동안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겠느냐?"고 물었을 때 전 세계 평균 약 500만 원을 응답한 것이다.

모바일 보급이 빠른 모바일 선진국의 경우, 6000달러에 가까웠으며 반대의 경우 2000달러가량이었다. 모바일을 많이 소비해본 사용자일수록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뜻이다.

특히 한국인의 일상은 스마트 기기와 밀착돼 있어 모바일 인터넷 이용이 이미 익숙해진 기존 생활 습관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75% 정도가 모바일 인터넷 이용을 포기하느니 차라리 신문, 초콜릿, 패스트푸드를 포기하겠다고 응답했다. 60% 가량은 술과 커피를, 20%는 모바일 인터넷을 포기하느니 샤워를 포기하겠다고 답했다.


소비자가 기꺼이 지불하려는 금액보다 적은 비용으로 재화를 구매할 때 생기는 이득을 의미하는 '소비자 잉여'는 한국이 4400달러(약 488만 원)로 13개 국가 평균인 4000달러(약 444만 원)보다 높았다. 아시아태평양(APAC) 5개국 평균보다는 50% 높았다.

소비자잉여란 소비자가 기기, 앱, 서비스 등에 대해 지불할 것 이상으로 얻은 가치를 의미한다.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지불할 수 있는 돈이 10만 원인데, 실제로는 2만 원만 지출했다면 소비자잉여는 8만 원이 된다. 한국인의 소비자잉여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와 의존도가 높다는 뜻이다.

또, 한국의 모바일 인터넷 경제 규모는 280억 달러(약 31조700억 원)로, 한국 GDP(국내총생산)의 약 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포함한 13개국의 모바일 인터넷 수익은 2017년까지 연간 23%씩 성장해 1조5500억 달러(약1720조350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날 보고서를 발표한 최인혁 BCG 매니징 디렉터는 "스마트폰으로 몰려있는 다양한 기능이 향후에는 10여 가지로 분화해 다양한 기기로 퍼져나갈 것"이라며 "모든 모바일 시장이 한 곳에 모여 있는 현재와 달리 미래에는 각각의 기기를 만드는 벤처기업의 영향력이 높아질 것이다"고 예상했다.

최 디렉터와 함께 대담자로 나선 정지훈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는 "보안과 에너지 분야가 IoT(사물인터넷)관련 서비스 중에서는 급부상하고 있다"며 "향후 먹거리로 스마트홈 분야에 시선을 돌린 기업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