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반값 복비' 안되는 이유…시·도의회 '9%'만 찬성

@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이너.

정부가 올해 도입하기로 한 ‘반값 부동산 중개수수료 도입’에 대해 수도권 지자체 상임위원회들은 대안 마련을 위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다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3일 머니투데이가 서울·인천시의회와 경기도의회 각 상임위 소속 의원 32명을 대상으로 정부안에 대한 찬반 의견을 전수조사한 결과 단 3명(인천시 2명, 경기도 1명)만이 정부안 수용에 ‘찬성’ 의견을 냈다. 전체의 약 60%인 19명이 대안 마련과 추가 논의를 전제로 판단을 ‘보류’했다.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도계위) 소속 의원 13명 전원은 정부권고안을 그대로 수용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대안을 찾기 위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보류’ 의견을 냈다.

김미경 서울시의회 도계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은 “국토교통부의 권고안을 심사한 결과 위원회 의원 전원이 정부안에 담긴 반값 중개수수료에 한계가 있음을 공감했다”며 “이해관계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다시 심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구덕 서울시의회 도계위 새누리당 간사도 “저가구간(매매 2억원 미만, 임대차 1억원 미만 등)에 대한 중개보수율 검토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중앙정부가 중대한 사안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나 사회적 합의없이 시의회에 떠넘긴 것같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기도의회의 경우 도시환경위원회(도환위) 의원 13명 중 5명이 정부권고안 수용에 ‘반대’ 의견을 냈고 단 1명만이 찬성의사를 표명했다. 3명은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했고 나머지 4명은 답변을 거부했다. 경기도의회 도환위 소속 의원들은 대체적으로 기존구간은 정부안대로 하되 신설구간에만 ‘고정요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인천시의회는 기획행정위원회(기획위) 소속 6명 중 2명 찬성의견을 냈고 3명이 정부권고안을 수용하되 이해당사자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만큼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1명은 답변을 거부했다.

인천시의회는 공인중개사들이 요구하는 ‘고정요율’을 적용하긴 어렵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국토부 권고안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나가지만 이해당사자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만큼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서울시의회 도계위는 이달 2일 정부안대로 반값 부동산 중개수수료 조례안을 상정했으나 심의를 다음 회기로 연기했다. 경기도의회 도환위는 지난달 11일 임시 본회의를 열어 부동산중개수수료의 ‘상한요율’을 ‘고정요율’로 수정발의한 조례안을 수정의결했지만 시민단체 등에서의 비난이 이어져 본회의 상정이 무산됐다.

인천시의회 기획위는 지난달 26일 조례규칙심의회를 열어 정부안대로 부동산 중개수수료 개정조례안을 원안의결한 후 오는 11일 상임위 심의를 남겨두고 있다.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부동산 중개보수체계 개선안’을 통해 ‘6억원 이상 9억원 미만 주택매매 때는 수수료를 0.5% 이하’ ‘3억원 이상 6억원 미만의 전·월세 임차 때는 0.4% 이하’의 요율을 각각 적용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6억원 이상 주택매매시 0.9% 이하에서 중개사와 의뢰인이 협의하고 3억원 이상 전·월세 임대차 때는 0.8% 이하에서 협의해 결정하도록 했다.

이번 조례개정의 파급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수도권에서의 반값 부동산 중개수수료 적용이 늦어지는 상황에 대해 권고안을 제시한 국토부도 난감한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권고안을 제시한 것만으로도 지자체의 자치권 침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현재로선 직접적인 개입은 어렵고 지자체와 시민단체에 협조를 구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앞서 강원도는 이미 정부권고안대로 중개보수체계를 개편해 시행에 들어갔다. 세종시는 지난달 2일 조례안이 상임위을 통과, 오는 13일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