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김영란법 사학 포함 당연" vs "교원 사기 위축"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의 적용 범위가 사립학교 구성원으로 확대되자 이를 보는 교육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교육자라면 공·사립 구분없이 같은 법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가하면 교원의 사기를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송재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4일 "김영란법의 기본 취지와 정신에 공감하며 사학 이사장과 이사 및 사립학교 임직원이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된 것은 다행한 일"이라며 "대부분 사립학교가 세금과 학부모 등록금으로 운영되고 그 위상도 공교육기관과 동일한 현실을 고려할 때 사학은 결코 공공의 영역 밖에 존재하는 성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영란법의 취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사립학교법까지 개정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현행 사학법에 따르면 비리를 저지른 사립학교 직원은 김영란법으로 처벌받아도 해당 학교에 복귀하거나 계속 근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송 대변인은 "현행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비리를 저지른 사립학교 '교원'의 경우 공립학교 교사나 공무원처럼 퇴직시키도록 강제하는 반면 사립학교 '직원'의 비리는 오로지 정관에 의해서만 징계할 수 있다"며 "김영란법이 목표하는 사립학교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근절은 사립학교법의 적용 대상도 교원에서 교직원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영란법이 모든 교육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고 있어 교원의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이미 교원은 금품·향응수수 징계 시 승진이 제한되고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10만원 이상의 금품·향응을 수수할 경우 해임 또는 파면 처분까지 할 수 있기 때문에 과잉 처벌에 대한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김 대변인은 "법 제정으로 인해 교육계가 '부정의 온상'으로 인식되고 교원사기가 더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법안 통과보다는 향후 정해질 시행령에 주목해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다. 박순준 사립대교수회연합회 이사장(동의대 교수)은 "법 집행이 과도할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다"며 "마치 과거에 장발을 단속하듯 지나치게 세부적으로 시행령을 정하면 김영란법의 기본적인 취지에 어긋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